(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가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자금 세탁 및 사기범들의 대표적인 결제 수단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유엔이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는 '돼지 도축 사기'로 불리는 사기 산업의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돼지 도축 사기'란 가짜 프로필을 활용해 피해자의 신뢰를 산 뒤 사기범들이 통제하는 웹사이트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하는 수법이다. 처음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며 계속 투자하도록 유도하며 투자금 규모가 충분히 커지면 사기범들은 이를 가지고 사라진다.
피해자를 속이는 과정이 도축 전 돼지의 살을 천천히 찌우는 것과 닮은 까닭에 이런 범죄 수법은 소위 '돼지 도축 사기'라고 불린다.
유엔은 "사법 및 금융 정보 당국은 최근 몇 년간 정교하고 빠른 자금 세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불법적인 방식으로 테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팀도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기존에 카지노를 통해 불법 자금을 세탁했던 동남아의 범죄조직들이 최근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도박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범죄 전문가인 에린 웨스트는 블록체인에서의 테더의 거래는 신속하고 되돌릴 수 없다는 특성이 있어 돼지 도축 사기범들이 테더를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UNODC의 제레미 더글러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장은 "범죄조직이 신기술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유사 은행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에 규제가 없거나 느슨한 온라인 카지노의 확산세가 합쳐져 동남아의 범죄 생태계를 키웠다"고 말했다.
더글러스 국장은 "암호화폐 규제가 불법 활동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거나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범죄 조직들은 이를 잘 알고 취약성과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nhong@yna.co.kr
홍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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