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의사 쌈짓돈으로 쓰인 한은 금중대…발권력 사용 관리 '구멍'

24.01.1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이 일선 병원 등 부적절한 주체의 쌈짓돈으로 빈번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중대 프로그램 중 하나인 창업기업지원 대상 상위권을 병원과 한의원, 치과병원 등이 휩쓴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발표한 금융위원회에 대한 감사결과에서 기술금융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한은의 금중대 실태도 함께 공개했다.

기술금융은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재무상태나 신용등급 등이 취약한 창업기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금융이다. 일선 은행의 자체 기술신용평가(TCB) 담당 부서 또는 금융위원회가 허가한 6개 평가 기관이 발급한 TCB 평가서를 기반으로 은행에서 저리로 대출을 실시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한다.

한은은 신성장·일자리 지원 프로그램 중 창업중소기업지원 항목으로 3조5천억원을 활용해 각 은행이 일선 기업에 대출한 금액의 일부를 은행에 지원한다.

감사원에 따르면 TCB평가서 발급 자체의 부실이 상당한 가운데, 이에따라 발권력이 동원된 한은은 창업기업지원 프로그램도 부적절한 대출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020~2022년간 TCB평가서가 있다는 사유로 창업기업(일반창업기업+기술형창업기업)에 대한 대출실적으로 인정한 내역을 분류한 상위 10개 업종 중 5개가 병원 등 보건 의료 기업이었다.

감사원

일반의원과 치과의원이 3년 내내 가장 많은 대출을 받아 간 기업 1, 2위를 차지했다. 기타 보건업과 일반병원, 한의원도 매년 순위권에서 빠지지 않았다.

2022년말 기준으로 병·의원(일반의원, 치과의원, 일반병원, 한의원, 요양병원, 그 외 보건업)이 은행에서 기술금융 명목으로 대출받은 금액 총액이 1조5천억 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감사원은 이들 일반의원 등 병·의원이 기술기업으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기술형창업기업으로 분류된 병·의원은 3천196개였는데, 의사 1인 업체가 62%(1천995개), 의사 2인 업체가 19%(606개)였으며 이들의 사업자당 연간 건강보험 급여청구 건수는 각 9천924건 및 1만5천307건이었다"면서 "이들 병·의원의 일반외래 환자 치료 건수를 보건대 독보적인 기술이 있다거나, 연구개발 위주의 의료 분야 기술형창업기업으로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외래 환자 진료를 주로 하는 일반 병·의원이 기술기업으로 위장해 저리의 대출을 받아갔다는 의미다.

더욱이 한은 지원 대출을 받아 간 기업 중에는 편의점과 음식점, 학원, 예식장 등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한은은 병·의원, 임대업 등의 업종을 TCB평가서가 있으면 기술형창업기업에 대한 대출로 인정하면서도 실제 기술력을 보유한 지원대상인지 확인하는 규정을 두지 않아 해당 정책자금이 부적정한 업체에 지원될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한은이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병·의원 및 서비스업 등 일반업종업체가 신성장·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jwoh@yna.co.kr

오진우

오진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