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열흘 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처벌법의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적용을 두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적용 유예를 요청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두 가지 합의 조건을 들고나왔고, 국민의힘은 다시 여기에 난색을 보이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17일 대통령실과 국회에 따르면 전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를 국회에 공식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의 영세한 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공식 요청에 민주당은 두 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반응했다.
하나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산업안전보건청의 설립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 1조2천억원인 산업 재해예방 직접 예산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조건은 민주당이 기존에 제시했던 조건 가운데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경제단체의 약속'은 이뤄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재정 지원에 대한 조건은 보다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한 것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작년 12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준비 부족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향후 법시행을 위한 최소 2년간의 분기별 구체적 계획과 관련 예산 지원방안 마련, 2년 유예 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중소기업 협동조합법 개정안의 통과 등을 합의 조건으로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전일 "경제단체에서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화해서 다시 제출해주기를 바라고 그 핵심은 산업안전보건청의 설립"이라고 야당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민주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유예 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새로운 조건을 덧붙이고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국민의힘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추가로 요구하는 산업안전보건청의 설립은 정부 조직의 효율화·슬림화 기조에 따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며, 중대재해 예방의 필수적인 조건도 아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또 "정부예산이 확정된 상황에 1조2천억원의 산재 예방 사업예산을 2조 원으로 늘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합의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에 유예 법안의 25일 국회 본회의 통과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25일 본 회의 통과 기회를 놓치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일몰이 끝나는 27일 이전에 정부에서 분명하게 얘기를 해줘야 한다"며 "25일 이전에 협의까지 절차가 끝난다면 법 개정에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통과가) 어렵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된다면 정부가 철저히 시행해서 대한민국에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책임 있는 여당과 정부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중 이개호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11 xyz@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jhha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