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제공]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배경율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이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찾았다. IT 산업의 미래 트렌드를 살피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방향이나 규제 범위 등을 고심하기 위한 행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CES 현장에서 만난 배경율 원장은 올해 인공지능(AI) 산업의 큰 줄기를 생성형 모델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모델로의 이동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온디바이스 AI의 시대가 열리면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 독과점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배경율 원장은 "AI 발전이 가져올 유효한 결과 중 하나가 바로 플랫폼 독과점의 해소"라며 "생성형 AI가 온디바이스로 옮겨가고 개인 간의 직접적인 연결을 확대함으로써 플랫폼 독과점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란 물리적으로 떨어진 서버의 연산을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초거대 클라우드 시설이 없더라도 기기 내부에서 AI가 스스로 구동되는 환경을 말한다.
배 원장은 "온디바이스 AI의 확대 없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독과점 해소를 오롯이 해낼 수 없다"면서 "각 개인이 에이전트나 플랫폼 없이 물건을 사고파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온디바이스 AI가 가져올 세상이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CES는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AI 기술이 각 산업에 어떻게 접목될지를 보여준 첫 번째 무대였다.
글로벌 기업들은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에 탑재된 AI 칩이 사용자의 활용 방식을 스스로 학습하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기기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그 정점에 서 있었다.
삼성전자는 CES 기간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겨냥한 D램 라인업을 전시하고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달 공개될 갤럭시 S24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개개인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보이는 패턴 등을 AI가 학습해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차세대 컴퓨터인 AI PC 부문에서도 온디바이스로의 전환이 예고된 상태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현장에서 "미국에서도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AI PC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경율 원장이 매년 CES를 찾는 이유는 최첨단 기술 발전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KISDI 원장으로서 현장의 니즈를 어떻게 정책으로 만들고, 미래 리스크를 어디까지 규제할지를 고심하며 기업 부스를 살핀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장으로써 현장을 꿰차고 있어야 하는 것은 소프트파워를 어떻게 정책으로 만들어줄 것이냐 하는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며 "생성형 AI의 경우에는 규제 방향과 범위에 대한 논의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이미 규제를 만들어 오는 2025년 발효되는 반면, 미국은 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만들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도 AI 지원과 함께 미래 위험요소를 미리 찾아 준비해야 한다. 우선은 사업을 키우고 적재적소에 적용할 규제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국내에서도 CES에 버금가는 글로벌 행사를 개최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배 원장은 "올해 CES에 부스를 차린 국내 기업은 800여개에 달한다"면서 "중국 기업 1천140여개, 미국 기업 1천200여개 정도가 부스를 꾸렸다"고 말했다
이어 "참관객도 한국인이 1만2천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기업수나 사람 수로 봤을 때 미국, 중국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KTX가 도달하는 강원도, 경상도 등 지역을 세계 IT 박람회의 명소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배 원장은 "현재 IT 산업에서 한국만큼 치고 나갈 수 있는 국가도 없다"면서 "AI나 모빌리티로만 국한해도 큰 행사가 된다. 한국의 라스베이거스인 정선 같은 곳이 최적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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