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보고 빈도↑·구두개입성 발언·실개입 추정 물량까지
외환시장 "원화 약세 가팔랐다…개입 않는 게 이상할 정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에 이어 실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세까지 나온 것을 두고 외환시장에서는 '나올만한 타이밍'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달러-원이 거침없이 올라 속도 조절할 브레이크를 밟아줄 필요가 있었다는 평가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당국은 전일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고 달러 매도 실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지난해 수 차례 관리에 나섰던 수준인 1,350원까지 달러-원이 속등하자 당국이 움직인 것으로 판단한다.
◇딜러, 포지션 보고 빈도 늘려…시장 경계감 조성
당국은 우선 일부 대형 은행 위주로 포지션을 묻는 빈도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딜러 포지션 보고는 당국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외환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갈 땐 포지션 보고 빈도를 높이는 식이다. 이는 환율 급등 국면에서 매수 포지션 구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A 시장참가자는 "당국이 이번 주부터 포지션 보고 빈도를 늘렸다는 얘기가 돌았다. 시장에 긴장감을 주는 것"이라며 "(구두개입성 발언 이전부터)개입이 곧 나올 것 같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B 시장참가자는 한은이 종가 주문 물량을 비롯해 포지션을 묻는 빈도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심리 꺾은 구두개입성 발언…"타이밍 적절"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은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환율 상승 속도를 줄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 외환당국자는 전일 달러-원이 1,346원까지 오르자 "달러-원 급등세가 적절한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을 낸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달러-원이 배당금 역송금 등으로 인해 1,340원대로 상승했다.
B 시장참가자는 "올해 들어 원화가 4% 정도 절하됐는데,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약하다. 초저금리인 일본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제일 약한 셈"이라며 "이 정도의 개입도 없었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350원은 지난해 여러 번 상승 시도를 했으나 당국의 관리로 번번이 막혔던 레벨"이라며 "이번에도 현 수준에서 상승 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C 시장참가자도 "달러-원이 마땅한 저항 없이 올라 당국이 놀란 듯하다"라며 "1,350원을 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원화 절하 속도가 빠르고 레벨이 높다고 여길만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만 중앙은행에서도 개입하는 등 분위기는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라고 덧붙였다.
대만 중앙은행은 총통 선거 이후 통화 가치가 급락하자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성명을 발표했다. 일종의 구두 개입인 셈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달러 매도 개입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 달만의 스무딩…실탄은 아낀 듯
전일에는 구두 개입에 이어 달러 매도 실개입도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달러 매도 실개입은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만이라고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 달러-원은 미국 성장 호조와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1,360원까지 오른 바 있다.
다만 이번 실개입 강도는 강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추가 상승을 대비해 '실탄'을 아꼈다는 평가다.
C 시장참가자는 "달러 매도 실개입도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물량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라며 "시장에 경고하려는 의도 정도로 읽혔다"라고 말했다.
B 시장참가자는 "방향을 바꾸려는 개입은 있을 수가 없다. 속도를 줄이는 것이지 방향은 여전히 위쪽"이라며 "실개입 강도가 강할 것 같지는 않았다. 당국도 추가 상승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역외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며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상승 기조가 틀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당국이 브레이크를 밟아줬다"라며 "당국 눈치를 보면서 역외가 차익 실현에 나서고 달러-원 상승세도 단기적으로는 숨고르기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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