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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경기 선행지수로 꼽히는 '발틱운임지수(Baltic Dry Index·BDI)'가 지난해 12월 고점을 기록한 뒤 대형선박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 운임이 떨어진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일시적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BDI 지수는 올해 들어 중동 분쟁 및 이상 기후로 인한 주요 수송로 운송 차질에도 하락했다. 중국 내 철광석 및 석유 수요 약화에 물동량 자체가 줄며 공급 부족이 예상돼서다.
주로 철광석을 운반하는 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의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BDI 하부 지수인 발틱케이프사이즈지수(Baltic Capesize Index·BCI)는 12월 초만 해도 6,000선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1,700선으로 떨어졌다.
◇BDI 지수, 지난해 12월 3,300대 기록 후 하락세
18일 연합인포맥스 매크로 차트(화면번호 8888)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BDI 지수는 1,542를 기록, 전주 대비 5.83% 하락했다.
BDI 지수는 전 세계 주요 26개 항로를 지나는 벌크선 화물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해 산정하는 지수다. BDI 지수는 크기별로 케이프사이즈, 파나맥스, 수프라, 핸디사이즈 4가지 하부 지수를 종합해 산출된다. 대형 화물선이 원자재를 '얼마나 많이' 싣고, '얼마나 자주' 돌아다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1985년 1월 4일을 기준점 1,000으로 설정하며, 2023년까지 지난 5년간의 지수 평균은 1,738.97로 집계된다.
현재 수치는 지난 5년간의 평균을 밑돌고 있다. BDI 지수는 12월 4일 3,346까지 오르며 약 2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수는 지난 9일 1,875로 2천선 아래로 떨어졌다.
BDI 지수는 앞서 여러 차례 경기침체와 호황을 성공적으로 예측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BDI는 약 3개월 만에 48% 하락하며 위기를 미리 감지했다.
지난 2007년 11월 11,000을 웃돌던 BDI 지수는 2008년 1월 5,615까지 하락했다.
지난 1999년에도 BDI 지수는 12년 내 최저치를 기록해 2000년 초 닷컴버블을 예견하기도 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주식시장 급락도 예측했다.
BDI는 2019년 9월 2,518까지 올랐으나 이후 6개월간 내리막을 보이며 2020년 2월 10일 415까지 하락했다. 6개월 동안 약 90% 하락한 셈으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그 이후인 2020년 2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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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철광석 수요 약화에 BDI 하락…홍해 위험 장기화 시 상승 예상
BDI 지수가 여러 해상 운임 상승 요인이 나타났음에도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를 유지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제철소 수익성 부진으로 철광석 수요 약화가 계속되며 하부 지수인 케이프사이즈 지수가 급락해서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이달 중국 춘절 연휴 대비 철광석 재고 비축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게 유입되며 물동량 압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휴 이후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중국 제철소가 철광석 대량 신규 구매를 기피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철광석 항만재고량이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제 철광석 가격이 중국 항만 판매가격 대비 높게 형성됐다는 점도 신규 수입을 위축했다. 이밖에 주요 철광석 업체들이 대부분 작년 말 선적을 완료해 수입자들의 재고 확보 수요 여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물동량이 위축된 상태에서는 물류에 차질이 생겨도 해운사들이 운임을 높게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란 대리 세력 집단들의 군사행동으로 인한 확전 우려와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은 BDI 지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각국이 해군을 동원해 반군의 도발을 진압할 것이란 기대가 있어 영향이 제한됐다.
다만 홍해 위험이 장기화하면 운임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계속되는 후티의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체 등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를 포기하고 이동 기간이 10∼14일 늘어나는 아프리카 남단 항로를 이용하고 있는데 운항 거리 확대는 선박의 실질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의 통행을 금지한다고 선언하고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 등 전쟁과 관련이 없는 민간 선박에까지 공격에 나서면서 지난해 12월 선박 보험료는 10월에 비해 200% 넘게 올랐다.
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는 인도양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길이 약 2천300㎞의 바다로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가 지나간다.
이 밖에 최근 이상기후로 파나마 운하도 통항 차질을 빚고 있어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야 하나 최근 운하 수위가 일부 회복되면서 운항 통제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BDI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중앙아메리카 파나마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며 지난해 11월부터 파나마 운하의 일간 통항 척수가 제한되고 있다.
KOBC는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 파나마 운하의 단계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상인증권의 신얼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 차질이 지속된다면 경기 둔화가 가팔라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의 병목 현상은 글로벌 공급망 압력을 높이며 교역 여건의 추가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ynhong@yna.co.kr
홍예나
yn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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