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KWbrMGoDIs]
※ 이 내용은 1월 3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서영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권용욱)
[권용욱 앵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기업 삼성전자와 삼성 계열사 주식물량이 지난주에 대규모로 거래됐다고요?
[서영태 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 세 모녀가 삼성전자 및 주요 계열사 지분 총 2조7천억 원 규모를 블록딜 형식으로 매각했습니다. 이번 블록딜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상속 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앞서 세 모녀는 지난해 10월 31일 하나은행과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위한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하나은행에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을 위탁했다는 의미입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별세로 삼성 일가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12조 원에 이르는데요.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삼성가에서 추가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홍라희 전 삼성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지금까지 지급한 상속세는 약 6조 원을 넘기는데요. 이번 블록딜로 2조7천억원을 조달하면서 사실상 상속세 부담은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입니다.
홍 전 관장의 상속세는 약 3조1천억 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부담은 각각 2조6천억원과 2조4천억원으로 알려졌는데요. 그간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등을 활용해 기납한 세금 약 6조원을 제외하면 이번 블록딜이 사실상 마지막 단추나 마찬가지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세 모녀의 상속세 부담이 거의 해소됨에 따라 관전 포인트는 이재용 회장으로 넘어갑니다. 이재용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총 2조9천억원입니다. 이 회장은 지배력 유지를 위해 보유 지분 활용을 최소로 했고요. 대신 신용대출 및 삼성 계열사 배당 소득 등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왔습니다. 이건희 회장 타계 이후 수령한 배당금은 세전으로 매년 약 3천6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막대한 상속세를 마련하면서 삼성가의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겠네요.
[기자]
삼성물산 자사주 활용 방법이 주목되는데요.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정점에 있는 핵심으로, 자사주 소각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번 블록딜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3.63%에서 31.15%로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일 최대 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8.26%)입니다.
최대 주주 지분율도 상당하고, KCC라는 백기사도 있기 때문에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KCC는 2015년 6월 삼성그룹이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을 때도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 방어를 도운 바 있습니다.
최근 영국과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의 추가적인 주가 부양 요구와 지배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자사주 소각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소각은 큰 자금도 들이지 않고 유통 주식을 줄여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주당 순이익(EPS)을 높이기 때문에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는 약 3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보유 자사주 전량을 5년 내 소각한다는 방침입니다. 소각 규모는 매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앵커]
이번 블록딜 규모가 워낙 커 외환시장 수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요?
[기자]
블록딜 수요예측에 참여한 해외 투자기관은 15일 오로지 원화로 대금을 결제해야 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해외 투자기관이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2조7천4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외환시장이 20억4천800만 달러가량의 현물환 매도 물량을 빠르게 소화해야 하는 데다, 비슷한 규모의 환 헤지용 선물환 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사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현물환으로 나오면 전체 거래량 고려해도 규모가 꽤 크다"며 "어떤 거래 형태로 처리될지 모르겠지만 1,320원 상단을 무겁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6월 1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1조4천억 원가량을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만 삼성 블록딜과 관련해 "달러-원 레벨 자체를 바꾸는 건 매크로 변수" "시장이 글로벌 이슈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환율 흐름 자체를 바꿀 재료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번 블록딜 성사에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노고도 있었다고요.
[기자]
2002년 KT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블록딜이자 국민기업인 삼성전자를 대량으로 매매하는 만만치 않은 딜이었습니다. 그래도 공동 주관사를 맡은 골드만삭스와 씨티는 10일 장 마감 뒤 삼성전자 주식 2조1천690억 원어치를 매각하는 초대형 수요예측을 성공시켰습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오버부킹(초과 청약)을 기록했고, 몇 배에 달하는 초과 청약 덕분에 할인율은 10일 종가 대비 1.2%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수요예측 참여자 중 장기 투자자인 국부펀드와 롱온리펀드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헤지펀드와 달리 단기간에 차익 시현에 나서지 않기에 삼성전자 주가에 가할 하방 압력이 낮습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맞춰 대규모 물량을 적정한 가격에 빠르게 중개하면서도 주가 하락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블록딜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0.54%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삼성가가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막대한 자금이 정부의 세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딜입니다.
삼성SDS·삼성물산·삼성생명 블록딜은 수요예측이 삼성전자와는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삼성전자 블록딜 전 세 회사 주식은 각각 3~5%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자를 찾은 상태였습니다. 총 5천350억원어치의 세 회사 주식을 소수 투자기관에 중개하는 '클럽딜' 방식이었죠. 이러한 거래 전략은 삼성SDS·삼성물산·삼성생명 관련 오버행(대규모 매도물량) 우려를 지우며 주가 하락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근래에 아시아에서도 이 정도로 큰 딜은 없었다"며 "대규모의 한국 주식 물량을 해외 투자기관에 성공적으로 중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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