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카카오,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 인정 안 돼 가처분 인용
'왜 주주배정 아닌 제3자 배정인가' 두고 다툴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일가의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확대됐다.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법조계에서는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가 상법에서 규정한 '경영상 목적'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9일 코리그룹 공식 엑스(옛 트위터)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은 지난 17일 공동으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법률대리는 법무법인 지평이 맡았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12일 공시한 2천400억원 규모의 OCI홀딩스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 제418조에 따르면 회사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신기술의 도입과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주주가 아닌 자에게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 제10조도 비슷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유상증자 목적이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을 조속히 조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OCI홀딩스와 경영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신주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 건에 제기된 가처분과 비슷한 구조다.
당시 SM엔터 이사회가 카카오에 발행주식총수의 9%에 달하는 신주와 CB 발행을 결의하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긴급한 자금조달 및 사업 확장 등 경영상 필요가 없음에도 제3자에 신주를 발행한 것은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해 위법"이라며 법원에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기존 주주의 '비례적 이익' 침해를 용인할 만큼 SM엔터가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양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가 신기술의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에 해당하느냐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대형 로펌의 기업송무 담당 변호사는 "모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45%, 별도 기준 46%로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부채비율이 분기마다 40% 안팎을 오르내렸음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특별히 재무구조가 악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자를 왜 주주배정으로 하지 않고 특정인에게만 하는지 답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 논리가 서지 않으면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분쟁은 해당하는 주주들만의 문제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경영상 목적이 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미 측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요건상 문제가 없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게 우리측 법률 검토 사항"이라며 "동반·상생 공동 경영의 취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원활한 통합 절차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 대리인은 아직 확정된 바 없고, 소장 입수 후 법적 대응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그룹 통합 과정에서 법률자문을 맡은 김앤장과 세종이 한미 측을 대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가처분 결과는 늦어도 신주 납입일인 4월 말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M엔터·카카오 가처분은 납입일 3일 전에 결론이 났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