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한종화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새해 들어 각종 민생 관련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야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데다 다음 총선 승리도 낙관하기 어려워 입법이 필요한 정책인 경우 정책 이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긴밀히 공조해야 할 정부와 여당마저 충돌하고 있어 야심 차게 내놓은 정부 정책의 현실화가 험로에 놓인 모양새다.
◇ 금투세·단통법 등 입법 필요한 정책 다수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오는 2025년 시행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금융 주제로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도 이런 계획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다방면의 민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정책으로 보지만 정부는 민생을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란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입법을 거칠 필요가 없는 정책뿐만 아니라 금투세 폐지처럼 국회를 거쳐야 하는 정책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금투세 폐지를 위해서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앞서 금투세 유예의 조건이었던 주식양도세 완화 금지 약속을 깬 까닭에 정부와 여당이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증권거래세 인하 역시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고, ISA 비과세 한도 확대는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개편은 상속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실제 이행을 위해서는 여야 협의가 필수적이다.
주택을 주제로 열린 두 번째 민생토론회 때 나온 재건축 촉진 방침도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거치지 않고도 재건축 시작을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도시정비법이 개정돼야 하므로 국회 통과를 위한 여야 협의가 필수적이다.
신축 소형주택의 원시취득세 감면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세대수 제한 폐지 등도 법 개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실화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또 반도체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의 효력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투자할 경우 적용되는 세액공제는 일몰 기한이 있어 올해 말 종료되므로 효력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돼야 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도 대폭 증액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예산안은 국회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불참한 다섯번째 민생토론회에서도 입법이 필요한 정책들이 나왔다.
생활규제 개혁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정부는 단말기유통법 폐지,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도서정가제 개선 방침 등을 밝혔다.
단말기 유통과 보조금 지급을 투명하게 한 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하려면 입법이 필요하고, 공휴일 의무 휴업 등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야 한다.
영세서점 할인율 유연화 등이 담긴 도서정가제 개선 역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입법이 필수적인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회 통과를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7 zjin@yna.co.kr
◇ 여소야대 지형 속 법안 통과 불투명…당정 불협화음도
정부의 잇따른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의 통과는 요원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이 가까워지다 보니 정부·여당이 연일 선거용 선심 정책, 인기 영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주식양도세 완화, 금투세 폐지, 고소득자들의 ISA 가입 허용 등 정부의 정책이 재정 기반을 훼손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하나같이 재정 기반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무책임한 결정들"이라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우리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양극화의 완화에도 완벽하게 어긋나는, 그야말로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 그리고 여당에서 다급하게 요청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 유예 등 다른 법 개정 사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마트 영업규제 개선은) 그동안 우리가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가져왔다"며 "그에 대해서는 변화된 입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오는 27일이 확대 적용 일자인 중처법에 대해서도 "정부가 입장 변화는 없이 야당에 처리만 요구하고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야당의 비협조에 더해 여당 측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 논란까지 터졌다. 여당의 수장과 용산 대통령실의 갈등으로 당·정간 민생 정책 추진의 협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전일 한 비대위원장이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뒤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할 예정이던 민생토론회에 불참했다. 불참 사유에 이목이 쏠리면서 단말기 유통법 폐지 등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은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당 지도부의 분열도 일부 관측된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데 반해 친윤(親尹)인 이철규 의원은 김 여사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이 의원은 "그건 몰카 공작"이라며 "교통사고가 났을 때 왜 집에 안 있고 길거리에 나와서 교통사고를 당했냐라고 책임을 물으면 동의하겠나. 똑같은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4.1.9 ha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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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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