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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태영건설 사태로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불안했던 가운데 올해 첫 회사채 미달을 겪은 기업은 'A'급도, 'BBB'급도 아닌 'AA'급인 CJ ENM이었다.
비록 수요예측 직후 진행된 추가 청약을 통해 가까스로 완판에 성공했지만, CJ ENM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확인된 셈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23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CJ ENM은 만기를 2년과 3년으로 구성하고, 2천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2년물의 경우, 모집액 7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1천550억원을 투자 수요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3년물은 수요예측 마감인 16시 30분까지 모집액 1천300억원 중 1천250억원이 접수되며 50억원가량 미달이 발생했다.
CJ ENM은 직후 추가 청약을 시도해 50억원의 물량을 간신히 채우는 데 성공했다.
금리밴드로 -30bp~+30bp를 제시한 CJ ENM은 2년물과 3년물 각각 +5bp와 +29bp에서 모집액 기준 물량을 채웠다.
같은 날 동일 신용등급을 보유한 현대트랜시스가 모집액의 6배를 웃도는 1조2천500억원을 주문을 받아내며, 민평보다 낮은 금리까지 성사한 것과 비교된다.
심지어 'A' 등급 이하 비우량물로 분류되는 'A+' E1은 모집액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확보했으며, 'BBB+' SLL중앙도 무난히 완판에 성공했다.
비록 지난 23일 기준 CJ ENM의 3년물 민평이 등급 금리 대비 5bp가량 낮아 가격 측면에서 다소 부담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 신용등급을 막론하고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조'단위 수요가 몰리며 연초 효과가 확인되는 상황에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결국 CJ ENM을 향항 불안했던 투심은 시장 상황이 아닌 개별 기업에 대한 우려로 풀이되는 셈이다.
CJ ENM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천억원가량 줄어든 3조1천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733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1천307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광고 시장이 전년 대비 역성장하며 미디어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영화와 드라마부문도 흥행 부진에 1천억원 가까운 손실을 냈다.
재무상황도 여의찮다. 피프스 시즌을 인수한 이후 차입금은 지난 2021년 말 2조1천738억원에서 3조5천261억원으로 급속도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88.9%에서 153.0%로 악화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악화한 재무상태와 미래에 대한 부담이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만들어 냈다"라고 짚었다.
CJ ENM이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 CJ라이브시티도 기업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우려를 가중하는 요소다.
CJ라이브시티는 고양시 일산동구에 건설 중인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로, 총 4만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과 테마파크, 상업시설, 호텔 등을 두루 갖춘 CJ ENM의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2021년 착공에 나선 프로젝트의 당초 완공 계획은 올해 6월이었지만, 지난해 4월 인건비, 건자재 인상 등으로 한화건설과 공사비 재산정 논의에 들어가며 공정률 17%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는 변경계약 체결과 경기도와의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 조정안에 대한 협의를 마친 이후 재개될 전망이다. CJ ENM은 완공 시점을 오는 2026년으로 목표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최근 만기 채무 상환을 위해 CJ ENM의 지급보증을 등에 업고 2천억원 규모의 만기 1년짜리 기업어음(CP)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가 CJ ENM의 보증을 통해 장기 CP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J ENM은 지난 2021년을 시작으로 현재 총 2천750억원 규모의 CP에 보증을 섰다.
지난해 9월 기준 CJ ENM은 CP와 회사채, 대출 등을 포함해 CJ라이브시티에 총 3천350억원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만일 비용 재산정을 마치고 공사가 재개된다면 기존 1조8천억원으로 추정된 공사비에 더해 추가적인 지원은 필연적이다.
현재 CJ라이브시티는 사업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 지속적인 손실에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공사 조건 재협의 및 공사 재개 시점에 불확실성이 있어 사업 및 재무위험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시티는 서울 중심가와 거리가 먼 고양시에 있고, K-팝의 인기가 지속될지 등 사업성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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