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스프레드 T+80bp…그린본드로 ESG 투심 겨냥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12억달러(약 1조 5천984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에 성공했다. 연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당초 계획보다 조달 규모를 늘린 것은 물론 유통물보다도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했다.
◇한전, 해외에서 조 단위 조달 거뜬…견고한 글로벌 투심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12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금리에 80bp를 더했다. 당초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는 115bp 수준이었으나 풍부한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35bp 낮췄다.
이번 채권은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발행된다. 한국전력공사는 2019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석탄 발전 사업 및 관련 익스포저 등으로 해외 시장에서 반환경 우려를 사고 있어 ESG 채권 발행 이점이 더욱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관의 경우 사회적 책임투자((SRI)에 대한 민감도가 큰 터라 일반 채권보다는 ESG 채권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한국전력도 풍부한 수요를 확인했다. 특히 한국물(Korean Paper)은 중국물 감소 등으로 아시아 발행량이 줄어들면서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AA급 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점도 인기를 높이는 배경이다. 연초 KP 발행물이 이후 유통시장에서 스프레드를 축소하면서 수익률 측면의 이점 또한 톡톡히 드러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강세에 증액까지, 국내 조달과 대조
흥행에 힘입어 한국전력은 발행 스프레드를 유통물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발행물의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마이너스(-) 5bp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전의 인기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당초 8억~10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넉넉한 주문을 모으면서 조달 규모를 12억달러로 증액했다. 발행 규모를 늘리고도 스프레드 측면의 강세 또한 드러낸 셈이다.
한전이 외화채 시장을 찾은 건 지난해 7월 이후 반년여만이다. 당시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찍었다. 북빌딩에서 31억5천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를 톡톡히 드러냈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9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한동안 막대한 발행 물량으로 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데다 사채 발행 한도가 턱밑까지 차오른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STB) 등 단기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CP는 사채 발행 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한도 관련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의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발행통계-일별 발행사 잔액'(화면번호 4717)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공사의 단기물 잔량은 10조9천600억원이었다. 한국가스공사(12조3천700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다. 이 중 5조4천400억원이 CP였다.
한전의 CP·전단채 발행 잔액은 모두 오는 4월까지 만기를 맞는다. 차환 주기가 비교적 짧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이 고조될 경우 곧바로 조달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채발행 한도와 관련된 불안감이 완화한 점은 관전 포인트다. 발전자회사들의 중간배당과 한전기술 지분 매각 등으로 한도 기준점이 되는 자본이 증가하면서 사채발행 한도 초과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원화 시장에서도 한전채 발행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한전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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