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이석훈 연구원 =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해외 시장을 안방처럼 누비고 다녀야 경제에 활력이 돌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수출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주재한 제38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문장에는 윤 대통령이 작년 한 해 동안 국무회의에서 손꼽히게 많이 언급한 단어들이 담겨있다. 이 한 문장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한눈에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25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해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26번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데이터화해 분석한 결과 '협력', '국민', '경제', '기업', '지원'이 가장 빈번하게 윤 대통령의 입에 오른 단어로 꼽혔다.
협력은 209번, 국민은 208번 언급됐으며 경제와 기업은 각각 153번과 130번, 지원은 110번 거론됐다.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협력과 국민을 언급하는 것은 보편적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경제와 기업 활동, 각종 지원을 중시한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꾸준히 자유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때 국가 전체의 후생이 최대화된다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즉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정부가 재정 정책 등을 통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시장에 맡길 때 경제가 더 성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생겨나 민생에도 이롭다는 입장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법인세를 깎아주거나 투자 세액 공제, 각종 규제 완화 등에 매진해왔다.
이런 경제 철학이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서도 드러나는 모습이다.
세일즈 외교를 통해 기업 활동을 돕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우방국 위주로 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6번째로 많이 언급한 단어는 '산업'으로 92번 등장했다. 산업 다음으로 '시장'(91번), '한미'(86번), '글로벌'(84번)이 뒤를 이었다.
이어 '정상', '양국', '안보' 모두 81번 말한 단어로 공동 10위 자리를 차지했다.
시장을 중시하는 철학, 각종 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외 협력으로 경제 안보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 기업의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란 생각도 확인된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면서 해외 순방 때마다 수출 활로를 뚫고 수주전에 힘을 실어주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기업들이 국경 밖으로 눈을 돌리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국가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직접 정상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고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꾸려 기업들에 사업을 논의할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한미'에 대한 언급이 8번째로 빈번했던 것에서 한미 관계를 중심으로 대외 활동을 펼쳤다는 것이 재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 한일, 그리고 한미일 관계를 굳건하게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러 차례 양자 회담을 가져왔으며 작년 8월에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나 강력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공급망 분절,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을 전통적 우방국들과 함께 돌파하겠다는 셈법이다.
가까워진 관계를 바탕으로 한미일은 경제안보대화를 열고 있으며, 대통령실은 최근 국가안보실에 경제안보를 담당하는 3차장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3.8.19 zjin@yna.co.kr
윤 대통령이 첨단 기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기술'(80번)과 '첨단'(70번), '디지털'(63번), '반도체'(32번), '우주'(31번), '과학기술'(30번), '양자'(28번) 등은 비교적 빈번하게 언급된 단어다.
'민생'을 41번 언급한 데서 민생을 강조하는 국정 기조가 엿보이며, '원전'에 대한 잦은 언급(36번)은 원전 산업에 힘을 싣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정책 또는 민생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반영해 '현장'은 60번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는 윤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경제와 안보'를 꼽으면서 경제 관심사로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 기업 투자 활성화, 규제 개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6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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