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방산 수출 지원의 키를 쥔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확충을 위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각론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 모두 K-방산 등 수출 산업 지원을 위한 자본금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정부의 출자 방식과 수은의 건전성 문제 등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수은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5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민주당 유동수 의원에게 수은에 7년 동안 최대 15조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기재부는 한국도로공사 지분 등 현물로 15조원, 현금으로 5조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수은의 법정자본금은 현재 15조원에서 최대 30조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정부의 계획에 발맞춰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2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개정안을 발의해 개정의 필요성과 취지에 대해서는 여야가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은법 개정안 처리에 민주당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실제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은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높이는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본 확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현물 순환출자 방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유동수 원내 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 상향 이후 실제 자본금 충당 계획이 부실하다"며 "정부는 수은 법정자본금의 한도 상향 이후 현금출자 계획에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주식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현물출자해 수은의 자본금을 늘리려는 계획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현재 14조8천억원인 수은의 자본금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등 현물 출자액이 66.4%인 9조8천억원에 달하고, 이 현물 자산은 정부가 산업은행에, 산업은행이 다시 수은에 출자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민간기업에 해소하라고 요구하는 순환출자를 정작 정부가 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은의 지원이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쏠릴 경우 수은의 건전성에도 문제가 되는 점도 지적한다.
현재 수은법 시행령은 개인이나 법인 각각에 대해 자본금의 40%가 넘는 신용 공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15조원인 수은의 법정자본금을 두 배인 30조로 늘려도 40% 기준상 폴란드 방산 수출 지원을 위해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 신용의 최대치가 5조3천600억원이다.
유 부대표는 "수은법 개정만으로는 폴란드 정부가 요구하는 정부 보증을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부대표는 이어 "특정 국가·특정 산업에 수은 신용공여의 쏠림이 발생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특정 국가 특정 산업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수은의 건전 경영을 해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10년간 정책금융에 거품이 껴 이를 걷어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1천500조8천억원에서 2023년 2천161조8천억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책금융 공급 잔액은 770조9천억원에서 1천921조1천억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유 부대표는 "GDP 대비로 봐도 약 740조원의 정책금융이 과도하게 지급됨으로서 정책금융의 버블이 발생한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다운사이징(downsizing)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사인 류성걸, 유동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3.10.10 xyz@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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