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적립 확대·사업장 선별 기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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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송하린 정필중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손실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부동산 PF 신용공여현황(화면번호 4726)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증권사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총 17조9천176억원으로,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25일 19조6천531억원보다 2조원가량 줄었다.
부동산 PF 신용공여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로 시장 부실 우려가 다시 확산하자 증권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쏟고 있다.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5조2천억원에서 지난해 9월 6조3천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고금리 영향에 부실 사업장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같은 기간 증권사 PF 대출 연체율은 3.37%에서 13.85%로 급등했다.
연체율은 2022년 말 10.38%에서 지난해 3월 말 15.88%, 6월 말 17.28%로 오르다 둔화했으나 여전히 금융업권 중 가장 높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에 2023년 말 결산 시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고강도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자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며 손실 대비에 나섰다.
A증권사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충당금을 쌓기 시작해 4분기에도 추가적립했다"며 "대형사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가 비슷해 충당금을 쌓는 속도는 회사마다 전략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감원의 가이드에 따라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었고 추가 적립을 준비 중"이라며 "당장 부실자산인 고정이하자산으로 판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를 감안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가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브리지론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우량 사업을 선별적으로 취급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움직임도 있다.
C증권사는 올해 브리지론 규모를 지난해 대비 50% 이상 감소하고 분양촉진책·할인분양을 통한 분양률 제고, 채권 회수활동 강화 등을 통해 본PF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D증권사는 "신규 부동산 PF의 경우 본PF·수도권 주거용 사업장 등 상환안정성이 우랑한 딜을 선별적으로 취급하고 지방사업장이나 후순위 브리지론 등 고위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E증권사는 "부동산 PF 등 주요 대출이나 채무보증 포지션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성을 판단한 뒤 자산건전성 분류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유사 시 담보평가를 통해 평가손실 인식 또는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을 적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F증권사는 "기본적으로 책임준공, 시공사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등 안전성이 담보된 사업장 위주로 부동산PF 영업을 진행해왔다"며 "올해는 좀 더 세밀한 기준을 통해 사업장을 선별하는 등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PF 직격탄으로 올해 증권사 실적 전망이 암울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별도의 리스크 관리 조직을 꾸리거나 IB부문 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증권사가 금융당국의 고강도 리스크관리 주문에 발맞춰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 실패 시 증권사와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당국의 방침을 두고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감원은 결산이 끝나는 대로 충당금 적립 실태를 점검하고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는 것은 맞지만 미래의 부실을 예견해서 충당금을 쌓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나아가 성과급 등과 관련해서도 처벌한다고 하니 회사가 예언가도 아닌데, 굉장히 힘든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는 건 과거의 부실을 빨리 털어내기 위함이고 충당금은 나중에 회수가 되면 플러스(+)로 잡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잡으라고 하는 당국의 주문에 대해선 크게 이견은 없다"면서도 "다만 과도한 충당금으로 회계의 연속성이 깨질 수 있는 우려가 있어 회계적으로 어떻게 인식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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