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작년 결산 후 PF 관련 충당금 점검 계획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사업장 처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연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PF 사태와 관련한 도덕적 해이를 경고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 스스로 책임을 지고 향후 확대될 수 있는 미래의 손실에 선제 대응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실 PF 사업장의 기준과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방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PF 사업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내주에는 금융회사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통보하고 본격적인 부실 PF 정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부실 PF 사업장의 정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장의 자금 배분이 저해되고 실물경제로의 선순환도 제한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 원장은 연일 PF 사업장에 대한 엄청난 강도의 정리를 주문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4 kjhpress@yna.co.kr
지난 16일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원장은 적극적인 PF 사업장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주 열린 임원회의에서는 부실 사업장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 원장은 금융사의 책임론을 꺼냈다. 작년 결산 재무제표에 PF 사업장에 대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으로 적립하라는 게 골자다.
여기에는 PF 대주단 협약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까지 무분별하게 만기가 연장되는 등 부실 정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PF 전환이 장기간 안되는 브릿지론 등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결산 처리 과정에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하여 충당금을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하라는 얘기다.
또 공사 지연이 지속되거나 분양률이 현격히 낮은 PF 사업장에 대해서도 과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경험 손실률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라고도 주문했다.
금감원이 PF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배경은 PF 사업에 참여한 금융회사들이 대주단 협약을 통해 기계적인 만기 연장에 나서는 등 손실 이연이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공매 시장에 나온 PF 사업장이 공매 유찰 이후에도 협약을 통해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를 한다거나 사업성 부족으로 협약이 중단됐음에도 공매 유찰 후 대주단이 협약을 재추진하는 경우들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결산이 끝나는 대로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실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PF 손실을 인식하면 그만큼 PF 사업장 매각에 속도가 붙고, 새로운 사업 주체가 재구조화에 나설 유인도 커진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PF 업계에선 금감원이 내놓을 가이드라인을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그간 충당금 적립에 미온적이었던 배경에는 일률적인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까닭도 있어서다.
PF 업계 관계자는 "PF 시장이 완전히 냉각된 상황이라 사업성이 있음에도 일시적으로 자금이 막힌 곳들이 있다"며 "사업성이란 게 회사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 없는데, 당국이 판단 기준을 준다고 하니 문제"라고 말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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