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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불확실한 업황·EV 지연·조달 난항 '삼중고'

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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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 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롯데케미칼이 다시 적자 수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오랜 적자를 끊어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속도감 있는 반등의 실마리'를 전망했었지만, 석유화학과 전기자동차(EV) 업황은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자금 조달도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그 배경에는 유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래깅 효과(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와 재고평가이익이 있다.

기초소재 부문과 타이탄 부문에서 재고 평가이익으로 각각 589억원과 708억원씩 더해지면서 오랜 적자 탈출이 가능했다.

당시 김민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은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신증설에 대한 부담이 완화하는 상황에서 수요 회복이 맞물린다면 '속도감 있는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공급 과잉에 다시 발목을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1천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이는 200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렸다. 통상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 300달러 이상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올해 에틸렌 증설 규모는 약 500만t으로 추정돼 수요 성장 폭인 800만t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글로벌 에틸렌 가동률은 80%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유휴 설비 가동률을 소폭 조정하기만 해도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수 있는 셈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설이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절대 수치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큰 폭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2년부터 바닥권에서 횡보 중인 석유화학 스프레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며, 산업 내 개선 시그널도 부재하다"라며 "올해 신규 증설 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및 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기대를 모으며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동박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재고 부담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전년 대비 82.2% 감소한 1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전방산업인 전기자동차(EV) 수요 둔화가 주요 시장인 유럽을 중심으로 현실화하면서 배터리 소재 산업 역시 회복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12월 출하량은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으로 감소했다"라며 "고객사의 증설 지연과 중국 업체들의 제품 전환 등으로 공급 과잉(Overcapa) 상황이 지속됐다"라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월 고부가 사업 확대를 위해 파키스탄 법인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지분 75%를 약 2천억원에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으나 현지의 정치·경제적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종결이 늘어지면서 끝내 불발됐다.

또한 연초 효과를 겨냥하고 최대 4천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했지만, 건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벗겨지지 않으며 결국 일정을 보류했다.

롯데케미칼은 장기 기업어음(CP)으로 일단 급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만기 1년짜리 CP를 900억원가량 발행했다.

장기 CP는 수요예측과 신용도 평가에 대한 부담이 없어 주로 실적과 재무에 부담이 있는 기업이 활용하는 조달 루트이다.

롯데케미칼은 한해에만 설비투자(CAPEX)에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던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1년 마이너스(-) 8천16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4조9천514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3.9%와 15.0%로 집계된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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