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수익률에 가격 관건…크레디트 리스크 예의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개인들의 투자 열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리테일 채권 시장이 주춤해졌다. 지난해 말 채권 시장 강세로 수익률 측면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적정한 금리대 상품을 찾기 어려워진 여파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크레디트물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이 더해진 점도 부담을 키웠다.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나면서 리테일을 겨냥한 조달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은 관전 포인트다. 고금리 채권을 찾아 비교적 안정성이 드러나는 A급 이하 발행물에 매수세가 붙는 가운데 BBB급으로의 확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익률 매력 '뚝', 한풀 꺾인 리테일 열기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활황을 이어갔던 리테일 채권 투자 열풍이 다소 주춤해졌다. 지난해 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익률 측면의 경쟁력이 약화한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 최종호가 수익률은 3.313% 수준이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해도 4%대 수준을 보이기도 했으나 두 달여 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드러냈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리테일 채권 투자 열기는 한풀 꺾였다.
A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지나치게 빠지면서 개인 등 리테일 투자자들이 원하는 금리대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 예금금리가 3.8% 수준까지 내려온 터라 4%대는 돼야 투자 매력이 드러나는데 그러한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주요 상품군이었던 금융권 신종자본증권마저도 수익률 측면의 매력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일례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3일 2천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나서 희망 금리를 4.20~4.80%로 제시했다. 이후 투자자 모집 결과를 반영해 발행 규모를 4천억원으로 늘리고 금리를 4.49%로 결정했다. 당초 모집액 기준으로 형성된 금리는 4.34%였다.
B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한창 올랐던 때의 경우 5%대 신종자본증권 등이 등장하면서 리테일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4%대를 형성하면서 지금 투자하기에는 수익률이 잘 맞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살짝 금리가 높은 비은행계나 보험사 등의 물량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크레디트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도 분위기를 위축시킨 요소다. 과거 금리 매력이 부각됐던 A급 여전채 등에 대한 판매가 주춤해진 것은 물론 투자 상품에 대해 이전보다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A급 수익률 매력 부각, BBB급 확산 주시
차츰 A급 회사채 발행물들이 늘어가고 있는 점은 변수다. A급 이하 회사채의 경우 아직 리테일에서 원하는 금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C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금리 매력이 감소하긴 했지만, 최근 발행물이 속속 등장하는 등 신규로 투자할 물량이 계속 나오면서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리 메리트에 힘입어 AA급까지 옮겨갔던 리테일 투자 열기가 금리대를 맞추기 쉽지 않아지면서 다시 A급 발행물 등으로 분위기가 쏠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론 과거에도 리테일은 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A급 이하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일명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크레디트물 전반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리테일 투자처가 우량 채권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다시 AA급 회사채 금리가 4%를 밑돌면서 리테일의 관심이 A급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A급 이하 발행사도 리테일 수요를 겨냥한 자금 확보에 한창이다.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을 마친 SK에코플랜트(A-)는 희망밴드 상단을 민평 대비 150bp까지 열어둔 것은 물론, 리테일이 선호하는 월 이자 지급 방식을 택했다.
이에 수요예측에서 발행액을 훌쩍 웃도는 자금을 마련했다. 스프레드는 1년물 모집액 기준 민평보다 14bp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발행 열기는 서서히 BBB급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23일 SLL중앙(BBB+/BBB 스플릿)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AJ네트웍스(BBB+), 두산퓨얼셀(BBB) 등이 투자자 모집을 앞두고 있다. BBB급의 경우 6~7%대 민평금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률 측면의 매력은 상당하다.
D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과 더불어 하이일드펀드도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가 드러나면서 BBB급 조달에도 물꼬가 트인 모습"이라며 "연초 AA급 중심의 발행이 이어지면서 리테일이 타깃으로 삼을 상품이 많지 않았는데 점차 A급 이하가 등장하면서 이전만큼 세게 주문을 넣진 않더라도 적정 금리대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 업계 관계자 또한 "지난해 말 금리가 너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아직은 투자자들이 현재 수준의 수익률에 적응하는 단계"라며 "태영건설 사태가 터지면서 BBB급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지긴 했지만, 하이일드펀드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금리는 나쁘지 않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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