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의 갤럭시S24는 '파괴적 혁신'이다. 언어, 검색의 장벽을 파괴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 다만 첫 번째 시도인 만큼 장벽을 '정교하게' 부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40년 전 '도스(DOS)'를 몰아낸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의 등장과 흡사하다.
카메라, 속도, 배터리 성능 등 하드웨어로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라는 소프트웨어로 경쟁사들에 선수를 쳤다.
소비자들이 갤럭시S24에 주목한 부분은 단연 온디바이스 AI 기능이다. 실시간 통역은 13개 언어를 지원하며, 삼성 키보드를 활용해 문자는 물론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메신저에서도 번역이 가능하다. 구글과 협업해 탑재한 '써클투서치(Circle to Search)'로 웹서핑은 물론, 보관하고 있는 사진 및 자료 등에서도 궁금한 부분을 동그라미 쳐서 바로 검색할 수도 있다.
29일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약 4일간 삼성전자 갤럭시S24 울트라 모델을 실제로 사용한 뒤, 온디바이스 AI 기능에 집중해서 장단을 따져봤다.
◇ '아나운서처럼 말하면' 완벽한 통·번역
모든 사용자가 갤럭시S24의 통·번역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지는 않다. 무엇보다 '발화자'가 얼마나 정확한 단어 및 발음을 구사하는지가 관건이다.
기자는 무작위적인 발화를 한국어로 녹음한 뒤, 문자로 변환하고 다시 외국어로 번역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연합인포맥스 촬영
문장은 "오늘은 이탈리아의 피자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였으나, 기기는 이를 '오늘의 이탈리아 피자(today's Italian Pizza)'라고 인식했다. 그뿐만 아니라, '피자를 응용하는 것'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피자를 적용(applying pizza)'이라고 해석됐다. 응용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옮긴 결과다.
갤럭시S24가 지원하는 외국어 내에서는 '입력이 정확하다면' 번역도 깔끔하게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사례로 일본 관서 지방 사투리를 사용해봤다. 확실한 발음으로 녹음을 마친 경우는 번역도 완벽하게 나왔다. 다만 발음 자체가 뭉개지는 경우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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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사투리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이것 좀 먹어보랑께"라고 말해도, 그 어투가 완전히 옮겨지지는 않는다.
갤럭시S24 태국 언팩 행사에 방문한 한 참가자는 "이제 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느꼈다"며 "해외에서 사업을 하거나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다"고 평가했다.
◇ '블랙핑크 제니가 입은 옷을 찾아줘'…써클투서치 실력은
사용자가 화면에서 검색 대상을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써클투서치' 기능 역시 획기적이다. 기존에도 구글의 이미지 검색이나 네이버 스마트렌즈 등으로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번거롭게 이미지를 다운받거나 앱을 오갈 필요 없이, 화면에서 곧바로 동그라미를 쳐서 대상을 찾을 수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입고 나온 옷도 금세 알아볼 수 있다. 예컨대 블랙핑크 제니가 공항에서 입은 청재킷을 보고 동그라미 치면, 금방 어느 브랜드의 제품인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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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피사체를 찾아주는 것은 아니다. 해당 피사체만의 독특한 특징이 없으면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 어렵다. 같은 '제니 공항 패션'이라도 브랜드 마크가 없는, 또는 일반적인 디자인의 제품은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한다. 제니가 입은 하얀 셔츠를 찾고자 하면, 다른 각도로 찍은 제니 또는 이와 유사한 수많은 하얀 셔츠가 나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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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의 '찐팬' 찾아라…타겟 시장과 구매력의 딜레마
갤럭시S24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실시간 통·번역 기능이 어느 정도 호소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는 이미 영어 사용이 용이하게 때문에 외국어에 대한 수요 자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내에서 외국어를 학습하는 젊은 인구는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현대언어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한국어를 비롯해 러시아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배우는 대학생의 인구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6.6% 감소했다.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호소력을 갖기 위해서는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한계 때문에 갤럭시S24에 관심을 보인 소비자 국가군도 다소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가 구글 트렌드를 통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갤럭시S24 및 유관 키워드(삼성 갤럭시S24 등) 8건을 가장 많이 검색한 국가 상위 10곳을 취합 및 분석한 결과, 검색량이 가장 많은 곳은 방글라데시와 쿠웨이트로 각각 6회로 집계됐다.
그다음은 카타르, 가나, 에티오피아, 오만 등이었고 뒤를 이어 캄보디아, 헝가리, 네팔이 4회로 3위였다.
연합인포맥스 제작
한편, 지난 26일부터 진행돼온 갤럭시S24의 국내 사전 판매는 121만대, 일평균은 17만3천대로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사전 예약 기간을 내달 8일까지로 연장하기도 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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