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정책 수정을 염두에 두고 슬슬 움직이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달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수급갭이나 실질임금 등 부진한 경제지표가 금융정책 정상화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든 것이 청신호가 되길 기다리지 않고도 일본은행이 정상화에 나설 수 있는 자유가 확보되고 있다고 27일 분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수급갭과 관련해 "'확실히 크게 플러스를 기록하지 않으면 물가 목표 달성에 도달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수급갭이 마이너스인 채로도 정책 수정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로 읽힌다.
수급갭은 경제의 수요와 공급능력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요 초과 상태가 지속되면 물가는 오르고 수요가 부족해지면 물가는 하락한다. 일본은행은 수급갭이 플러스로 바뀌어 물가와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환경을 이상적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일본의 수급갭은 작년 4~6월 -0.15%, 7~9월 -0.37%로 추정됐다. 내수가 아직 강하지 못한 데다 인력도 부족해 전체 수급갭이 플러스로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급갭은 원래 정확한 추정이 어려워 오차가 생기기 쉽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으면 정책 수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일본은행 내에서는 회의 전부터 "수급갭에 관한 문구를 수정하는 편이 좋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이달 금융정채 결정 회의 후 발표된 경제·물가 전망 리포트에서는 수급갭이 올해 중반께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기재가 슬쩍 삭제됐다.
중앙은행은 현행 대규모 완화 정책을 유지했지만 시장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마이너스 금리를 폐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즈호증권은 일본은행의 문구 수정과 관련해 "기동적으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했다.
임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물가를 고려한 일본의 실질임금은 지난 11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실질임금에 대해서도 "정책 정상화를 반드시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수급갭·임금과 관련해 향후 전망의 '정확도'를 보다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두 향후 플러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 정책 전환의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하지만 신문은 그 정확도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할지가 관건이라며, 정량적인 조건을 완화하면 정책 결정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jhmoon@yna.co.kr
문정현
jhm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