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선진국의 임금 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 인플레이션 추가 완화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진단했다.
최근 선진국 물가는 전년 대비 5.4% 오르며 2022년 10월 정점인 10.7%에서 크게 둔화했다. 다만 여전히 중앙은행들의 물가 목표치인 2%는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선진국에서 노동 수요는 공급에 비해 0.4% 높은 수준으로 정점인 1.6% 격차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다만 노동 수요 감소에도 실제 근로자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실업률은 대체로 5%를 하회했다. 일부 국가들은 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임금 상승률도 크게 둔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최근 미국인들의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이 5.5%에서 4.5%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여타 선진국에서도 최근 분기 임금 상승률은 대체로 5%대를 나타냈다. 지난 16일 나온 11월 영국 임금 상승률은 6%를 상회하기도 했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는 "1월 초 지표는 (노사) 협상에도 임금 상승 폭이 소폭 둔화하는 데 그쳤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벨기에가 임금 물가연동제(wage indexation)로 더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임금이 더 높게 결정되면 인플레이션율이 오르고 이에 따라 임금이 추가로 더 오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22~2023년 '노동 부족' 구글 검색이 사상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빈 일자리가 많았다. 이에 최근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뛴 5%에 근접했다. 임금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이를 전가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임금 상승세를 꺾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세계의 생산성 증가율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 물가 목표치는 명목 임금이 연간 3% 이하로 오르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21~2022년 노동 수요가 증가한 뒤 임금이 오르기까지 약간 시간이 소요된 것처럼 임금 하락 속도도 지연돼 나타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최근 국면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아주 드물게, 보통 일 년에 한 번 정도 임금 협상을 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협상력이 줄었다는 것을 늦게 깨달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역시 노동 수요 감소가 임금 상승률 둔화로 이어지려면 일 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마지막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아주 느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ynhong@yna.co.kr
홍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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