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난해 연말 급반등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역 채용 경쟁률을 두고 업계에서는 변동성장 속에서 '운용에 지친 자'들이 많이 지원했을 것이란 씁쓸한 평가를 내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한 2023년도 제3차 기금운용직 채용에는 총 137명이 지원해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국민연금을 외면해왔던 주식·채권 운용역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시장 탓에 증권·운용사에서 유출된 인력들이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펀더멘털보단 팬덤으로 움직이는 증시…지친 주식운용역
주식업계에서는 지난해 부쩍 액티브 공모펀드와 리서치센터 중심으로 인력 유출이 많았다.
리서치센터 위상이 예전만 못해졌지만, 업무 강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지난해에만 애널리스트 3명이 퇴사했다. 주로 '셀(Sell)' 사이드에 있는 증권사 리서치 인력 가운데 '바이(Buy)' 사이드로 옮겨가기 위한 교두보로 국민연금 주식 운용역을 지원하곤 한다.
A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리서치센터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며 "우리는 줄이려고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퇴사한 애널리스트나 부서 이동한 리서치보조(RA)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주식형 공모펀드 자금 모집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액티브 관련된 매니저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을 많이 떠났다고도 전해진다. 운용자산(AUM)을 확대하라는 부담에 못 이겨 스스로 업계를 떠나간 인력들에 대한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로 채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B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자산운용업계 안에서 히트하는 공모펀드가 없다 보니 특히 주식형은 옛날만큼 대우가 좋지 않다"며 "우리도 계약직 가운데 일부 유출이 있었지만, 추가 채용은 하지 않았다. 1천억원짜리도 안 되는 공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새로운 사람을 뽑기보단 기존 운용역에게 추가로 맡기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해 주식시장 전망도 어둡다. 상저하고를 예상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에도 상저하고 예상을 깨고 변동성이 극심했다. 지난해 8월 2,668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찍은 이후 13% 급락하다 연말 재차 회복하는 흐름이었다.
C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다운사이징 분위기는 맞다"며 "올해 변동성장이 예상되다 보니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고 싶거나 결혼 천천히 할 생각 있는 젊은 친구들은 3~4년 국민연금에서 있다가 업황 좋아지면 업계로 나올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친' 변동성 시달린 채권운용역…올해도 '캄캄'
연말 결산으로는 꽤 성과가 나쁘지 않았던 채권업계도 지난해 극심한 변동성장에서 버티지 못한 채권운용역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국고채 1년물 기준 금리가 급락했다가 급등세로 전환한 시기는 3차례나 된다. 연초 3.7%로 시작한 금리는 2월께 3.401%까지 빠졌지만, 이내 3.733%까지 올랐다. 재차 4월 중순 3.212%까지 떨어졌으나 7월 3.670%까지 갔다. 다시 8월 중순 3.461% 수준으로 내려간 금리는 11월 중순 3.8%까지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연말 이후 3.4% 이하까지 빠졌다.
D 자산운용사 한 임원은 "작년 시장이 너무 험했고, 11월이 돼서야 금리가 싹 빠졌다. 올해도 금리가 이미 다 빠져버려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일지 다들 의문"이라며 "영업이나 운용에 지친 운용역들이 안정적인 곳을 찾아갔을 것"이라고 봤다.
◇'미운오리'된 대체투자…대우해주는 국민연금 가자
대체투자 분야는 지난해 증권사·자산운용사에서 부서 및 인력 축소가 활발했던 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은 7개로 나뉘어있던 부동산PF 사업부를 4개로 축소했고, 하나증권도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IB2부문을 3본부 체제에서 2본부 체제로 축소했다. 유안타증권은 프로젝트투자1·3팀을 프로젝트투자팀으로 합병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에 한해 조직 개편을 했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PF 관련 10개 조직을 폐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IB부문 PF 업무를 담당하던 4개 본부를 2개 본부로 축소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꾸준히 해외·대체투자 분야를 늘려간다.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2028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15%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는 부동산플랫폼투자팀과 사모대출투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E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부동산·대체 담당 부서에서도 전통자산 딜까지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새로운 딜을 취급하긴 어렵고 기존 사업장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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