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인플레이션이 하락기에 진입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플레이션 둔화세는 더디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30일 연준의 '코로나 팬데믹과 회복기의 인플레이션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가 인식한 지난 12개월간의 물가 상승률과 실제 물가 상승률은 물가 상승기였던 2021~2022년 초까지 거의 유사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이런 인식 물가 상승률은 실제보다 훨씬 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연준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3.1%였지만, 인식 물가 상승률은 6.4%에 달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이 실제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은 이 같은 인식 물가 상승률의 더딘 하락이 기대 인플레이션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실제 물가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식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실제 물가 상승세 이상의 인식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하고 미래의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소비 결정, 임금 협상 등을 통해 일종의 '자기 실현적 예언'처럼 실제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한편 한국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기에 들어서면서 이처럼 체감 물가가 실제 물가보다 더 높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등락률은 2022년 중 6%대 초반에서 지난해 말 3%대 초까지 하향 안정화됐다.
반면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수록된 물가 인식(지난 1년 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이달 기준 3.8%를 기록했다.
미국의 실제 물가 상승률과 인식 물가 상승률 간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하지만, 한국 소비자들 역시 현재의 '물가 안정기'에 대한 체감도는 떨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소비자의 민감도가 큰 공공요금, 서비스 부문 등에 대한 불안이 물가 인식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인식 물가는 실제 물가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변화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공요금이 올해 재차 인상할 수 있다는 불안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의 느린 둔화 속도, 공산품의 슈링크플레이션(동일한 가격에 크기와 용량을 줄이는 판매 방식) 등도 소비자의 물가 인식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한국은행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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