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재선정에 맨데이트 무용지물
스위스계 명성 흔들, 빈틈 파고드는 BNP파리바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UBS가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사에서 교체당하는 등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과거 스위스계로서의 강점을 살려 해당 업무로 리그테이블 순위권까지 노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합병했지만, 프랑스계 BNP파리바에 자리를 내주는 등 스위스계로서의 존재감마저 예전보다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LH, 주관사 재선정…'UBS→BNP파리바' 교체
31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내달 13일 1억5천만 스위스프랑(약 2천316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 만기는 2년물이다. 쿠폰 금리는 1.8225%다. 채권 주관 업무는 BNP파리바가 맡았다.
앞서 LH는 지난해 4분기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을 위해 UBS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스위스 시장에서의 투자 수요 위축세가 두드러지자 결국 연내 발행을 마치지 못했다.
이어 주관사를 변경하고 이달 중순 곧바로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통상 KP 시장에서는 발행을 연기하더라도 기존에 맨데이트를 부여한 하우스와의 관계를 유지한 채 다음번 조달에 나선다.
LH가 다소 이례적으로 주관사를 재선정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발행사가 UBS의 업무 역량 등에 불만을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UBS는 한국물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 업무를 맡았던 하우스로 꼽힌다. 스위스계로서의 강점을 한껏 발휘해 해당 통화 조달에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이 활발했던 2018년에는 해당 주관 실적을 기반으로 순위권을 넘보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순위'에 따르면 UBS는 2018년 공/사모 시장에서 28억1천430억달러의 실적을 쌓아 5위에 올랐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16억9천930억달러가 스위스프랑 채권 몫이었다.
당시 스위스프랑 채권을 필두로 이종통화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UBS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연합인포맥스에서 KP 리그테이블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래 UBS가 5위권에 든 건 그해가 유일했다.
◇UBS 입지 균열, 부상하는 BNP파리바
UBS가 이후에도 스위스프랑 채권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주관사 교체가 더욱 이목을 끈다.
연합인포맥스 KP물 데이터를 재가공한 결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5년여간 발행한 공/사모 스위스프랑 채권은 총 27건으로 이 중 21건을 UBS가 주관했다. UBS가 단독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것만 16건에 달한다.
이외 BNP파리바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UBS를 따라오기엔 역부족이었다.
UBS는 2018년부터 매년 한국물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물 중 60% 이상(금액 기준)을 주관했다. 스위스프랑 채권 조달이 주춤해진 2021년과 2022년에는 UBS만이 해당 분야에서 주관 실적을 쌓아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다.
스위스계 하우스로서 다져온 역내 네트워크와 해당 채권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 한국물 시장에서 쌓아온 입지 등이 UBS의 영업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달라진 기류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 업무에서만큼은 UBS가 선두를 달렸지만 60% 이상으로 유지했던 점유율이 흔들렸다.
BNP파리바가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출입은행(UBS 공동 주관)의 스위스프랑 채권을 주관해 실적을 쌓으면서 시장 비중을 40%까지 늘린 여파다. 연초 현대캐피탈 발행물 주관으로 실적을 올린 크레디트스위스까지 더해지면서 UBS의 비중은 52%로 줄었다.
이어 올해 초 LH의 스위스프랑 채권 맨데이트를 BNP파리바에 빼앗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들의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BNP파리바는 1872년 스위스에 진출해 152년여간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쌓아온 하우스다. 스위스 시장에서도 오래전에 자리를 잡은 만큼 관련 채권 주관 업무에서도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