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컨택·임베디드 등 조직신설 및 구조 일원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올해 '판박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그룹의 시너지를 위한 정비라는 게 회사 측 공식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은행과 카드의 통합이 재검토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개인영업그룹은 개인고객그룹으로, 기업·공공 영업그룹은 기업고객그룹으로 재편했다.
작년 개인영업그룹-마케팅본부 체계로 갖추고 공공사업을 전담하는 기업·공공영업그룹을 별도 신설한 지 1년 만에 다시 은행과 같은 조직 구조로 바꾼 것이다.
국민은행은 작년까지 영업과 마케팅 사업 부문에 섞여 있던 금융상품 관련 조직을 따로 떼어내 '상품' 부문을 신설했는데, 국민카드도 이번에 상품본부를 새로 만들어 은행처럼 개인·기업고객 상품 부서를 산하에 배치했다.
국민카드는 신설된 '고객전략그룹' 아래 '고객컨택부'도 만들었다.
이는 콜센터의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상담 등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한 사업을 수행하는 곳으로 은행의 '고객컨택그룹'과 업무가 같다.
또 국민카드 기업고객그룹 산하에 '임베디드' 사업부도 새로 생겼다.
이는 외부 플랫폼기업과의 전략적 제휴·협업을 통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으로, 국민은행 기업고객그룹 아래 '임베디드 영업본부'와 일치한다.
이로써 국민은행과 국민카드는 이번에 새로 정비된 부문을 포함해 개인과 기업고객그룹, 테크그룹 정보보호본부, 소비자보호본부, 경영기획그룹, 경영지원그룹, 리스크관리그룹, 글로벌사업그룹까지 전반적인 구조가 같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고유 명칭인 '회원' 대신 '고객'으로 전환했으며, 최근 신설된 조직명칭은 은행과 대부문 일치한다"면서 "다른 은행계 계열사와 비교해도 카드사만의 조직 색깔이 많이 희석됐다"고 말했다.
KB 안팎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국민은행의 국민카드 흡수합병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와 경기 둔화를 이유로 은행과 카드 자회사 간 합병 가능성이 거론됐다.
조달 비용이 상승한 데 따른 손익 영향이 본격화하고,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신용손실 확대로 카드사의 연체율이 10년간 최고치를 찍는 등 업계 전반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국민카드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천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자금 조달 부담은 줄었지만, 고금리에 따른 연체가 많아지고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이 존재하고 있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민카드는 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와 합병을 반복해 왔다.
1987년 국민신용카드로 설립된 후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 국민은행으로 흡수합병 됐다가 이후 신용카드 부문의 사업역량 강화 등을 위해 2010년 다시 분사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페이 등 새로운 결제 시스템들이 생겨나면서 카드사 경영환경이 어려워졌고, 작년 조달금리까지 오르면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면서 "사양산업이 되고 있다 보니 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금융 측은 그룹 시너지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진행한 조직개편일 뿐 일각에서 제기하는 통합 전망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그룹 차원의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 조직 통일을 강화하자는 차원"이라면서 "시너지를 위한 것일 뿐이지 (합병 등이) 검토되는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KB국민카드 제공]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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