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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주 옥석 '한국의 애플' 메리츠금융…자사주 소각률 100%

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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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저PBR 종목의 몸값을 높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사주 소각률 100%' 메리츠금융, 시총 14조 돌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입한 자사주 5천602억원을 전량 소각하며 자사주 소각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규로 3월과 9월에 각각 4천억원, 2천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신탁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간 자사주를 매입한 뒤 목표 조기 달성 시 신탁 계약을 종료하고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 정책 중에서도 가장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평가 받는다.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난다.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이 있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에 따른 주가 상승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사주 소각 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량이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자본금을 줄이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끌어올린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는 제고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애플이다. 매년 100조원 이상을 풀어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당기순이익을 늘린다. 지난해에는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776억달러(약 104조원)를 사용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많은 기업이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자사주 취득 후 이를 인수합병(M&A)이나 제3자 양도 등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서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내역은 392건이었으나 처분하겠다고 공시한 내역은 36건에 불과했다.

반면 메리츠금융의 경우 현재까지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신탁 종료 후 소각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지난 2022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사주 100% 소각 등 주주에게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실행하면서, 메리츠금융 주가는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이달 1일 기준 주당 7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주가 상승률이 628%에 달한다. 화재와 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된 지난해 4월 주가 4만5천600원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14조원을 돌파하며 4대 은행계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를 제쳤다.

전문가들은 저PBR 중에서도 주주환원 의지가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를 업종 내 최선호주(톱픽)으로 꼽기도 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메리츠금융의 2025년 결산 재무제표 승인 및 주주명부폐쇄일 기준 상장 주식 수는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론적으로 향후 2년간 약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시 주가는 7만3천659원으로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에 대해 '주주환원 시대의 선두주자'라며 금융업종 톱픽으로 선정한 뒤 "시총 대비 주주환원 규모가 높아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며 "목표 주가를 7만8천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거버넌스 모범사례가 만든 '한국의 애플'

메리츠금융은 선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의 철학이 토대가 됐다고 설명한다.

조정호 회장은 지난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뒤 우수한 전문 경영인에게 전권을 일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2022년 11월에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지주사가 자회사인 화재와 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그간 한국 자본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핵심 계열사 물적분할 등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조 회장은 승계를 염두에 두지 않고 '대주주 지분율 50% 이하'를 감수하면서도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조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은 괜찮다"며 "경영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보자"고 말했다.

이러한 결정은 평소 대주주의 1주와 소액주주의 1주가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조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주주 자녀가 적성이나 본인 희망과 무관하게 회사를 물려받는 것은 자녀에게도 기업에도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경제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을 통해 밝힌 소감에서 "승계는 없다.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며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 우리의 모든 주주환원 행보의 기저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가 내부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기업, 가계가 함께 웃자'라는 생각이라며 "(메리츠금융이 실제) 그렇게 했더니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

[메리츠화재 제공]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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