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부계약 2건 선정해 무료 소송대리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지인·가족의 연락처, 나체 사진을 대부업체에 담보로 제공했다가 불법 추심 피해를 본 피해자 2명을 대리해 금융당국이 무료 소송대리에 나선다.
금융감독원과 법률구조공단은 지인 추심·성착취 추심 등 불법 대부계약 2건을 선별해 계약 무효화 소송지원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소송지원 대상이 된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피해자들은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해 불법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지인 연락처나 나체사진을 제공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A씨는 2021년 17회에 걸쳐 10~20만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리면서 지인·가족 연락처를 제공하고 지인 추심에 동의하는 내용의 차용증을 썼다.
대출기간은 3~14일에 불과했으나 그 기간 대출이자는 6~20만원으로 이자율이 1천520%에서 7천300%에 달했다.
상환이 지연되자 대부업체는 A씨의 가족, 지인 등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해 돈을 갚으라고 협박했고 다른 대부업체를 통한 '돌려막기'를 유도해 A씨에게 막중한 채무를 안겼다.
A씨는 대부사실이 직장에 알려지는 바람에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또 다른 불법추심 피해자 B씨는 2022년 말 대부업체 C사에서 20만원을 빌리면서 카카오톡을 통해 차용증을 제공하고 가족·지인 연락처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B씨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자 C사는 가족, 직장 등에 연락해 대부사실을 유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씨를 태그해 차용증과 함께 나체사진을 올렸다.
B씨는 C사에 나체사진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C사는 불법 대부업체들이 연합해 개설한 텔레그램방을 통해 B씨가 과거에 다른 대부업체에 제공한 나체사진을 이용했다.
C사를 비롯한 불법대부업체들은 텔레그램 조회방에서 채무자들의 연체이력 등 신용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나체사진 등 민감정보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피해자들은 원금과 법령상 이자를 상환했는데도 지속적인 불법추심과 상환요구에 시달리며 대부사실 유포 등으로 사회적 신용을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이는 반사회적 불법대부의 전형적인 피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A씨와 B씨에게 불법추심을 저지른 대부업체 2곳에 계약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각 300만원과 1천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금감원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대부계약이 무효화되면 피해자가 그동안 납입한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돼 실질적인 구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부계약 관련 소송에서 법정이율을 초과하는 이자만 무효로 인정할 뿐 대부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는 기존 판례는 아직 없다.
금감원은 이번 소송에서 대부계약 무효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초과납입 이자의 반환, 위자료 청구 등이 병행돼 사실상 계약 무효 상당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dyon@yna.co.kr
온다예
dy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