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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U 논란 겪은 한화그룹, 전 계열사 확대 '정면돌파'

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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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급도 선택 가능…최장 10년 뒤 실지급

'3세 승계'와 엮는 시각도…제도 장점 부각에 '초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도입한 성과 보상체계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를 전(全) 계열사로 확대 적용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는 도입 취지와 달리 일각에서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철회가 아닌 '정면 돌파'다. 적용 회사와 대상을 확대해 제도의 장점을 부각하고 도입 의도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계열사·팀장급 직원으로 확대 적용

한화는 7일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일부 계열사에 적용해온 RSU를 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엔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급 임원에게만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팀장급 직원까지 적용 대상에 넣기로 했다.

한화빌딩

[연합뉴스 자료사진]

RSU란 임직원이 장기적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는 일종의 주식 기반 인센티브 제도다. 단기성과에 급급한 기존 성과급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무상으로 주식(자사주)을 부여하되, 일정 기간 재직 등 조건을 충족해야 실제 귀속되도록 설계됐다는 특징이 있다. RSU를 지급받더라도 당장은 실제 소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실상 이연 지급이다. 한화의 경우 기간을 5~10년으로 정했다.

주식 기반 보상은 임직원에게 성과 창출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 더 이상 '단순 직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주라는 지위가 추가돼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일치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져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개인의 경제적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다. 회사와 임직원 양측, 나아가 주주까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제도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장단점이 공존한다. 지속적인 성과 창출로 기업가치가 높아져 주가가 오르면 실제 보상 역시 주가와 연동해 커진다. 반면, 지급받는 시점의 주가가 현재보다 떨어질 경우 보상 규모가 작아지게 된다. 또한 책임 여부 등에 따라 지급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임원과 직원 간 차이를 두기로 했다. 임원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하되 팀장급 이상 직원은 현금 보상이나 RSU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앞서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와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과 법적 검토 등을 거쳤다.

◇대주주 부여도 가능, '승계 논란' 일기도

한화그룹은 지난 2020년 국내 주요 그룹 최초로 RSU를 도입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국내엔 20년 정도 늦게 들어온 셈이다.

도입 당시 경영진의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 제도로 화제를 모았다. 스톡옵션의 최대 단점인 일명 '먹튀'를 예방하는 데 보탬이 될 거란 기대도 높았다. 당시 한화그룹이 자료를 내고 선진 제도 도입을 홍보했을 정도다.

하지만 스톡옵션과 달리 대주주에게도 부여 가능하단 사실이 알려지며 한화그룹의 RSU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생겨났다. 아직 '오너 3세'로의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이라는 점과 맞물리면서다.

구체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로부터 받은 RSU를 승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자 사실상 '차기 총수'인 김 부회장은 그룹을 대표해 각종 대외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분율에 기반한 지배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승계에 마침표를 찍으려면 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한화의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 하지만 작년 9월 말 기준 ㈜한화 지분율은 4.91%로, 부친 김승연 회장(22.65%)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 부회장은 2020년 초(한화에어로는 2021년)부터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개 사에서 매년 RSU를 지급받아오고 있다.

㈜한화 53만1501주, 한화솔루션 34만6293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만4458주다. 현재는 그냥 보유하고 있는 단계로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김 부회장 소유가 된다. 절반은 주식,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받는다.

이론적으로 대주주가 지급받은 RSU는 지분 확대에 보탬이 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최근 금융업계 안팎에서 제도 보완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승계를 위한 효율적인 방안인지를 두고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실제로 승계를 위해선 현금 성과급을 활용해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게 더 수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화그룹은 그간 RSU 제도의 도입 배경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다 이번에 확대 적용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재계에서 가장 먼저 RSU 제도를 도입·정착시킨 성공 사례로 남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그룹 내 전 임원과 팀장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만큼 대주주 지급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은 대주주가 몸담은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도입해 불필요한 오해를 키운 측면도 있었다.

손명수 한화솔루션 인사전략담당 임원은 "RSU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 보상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장래 가치에 따라 개인의 보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임직원-주주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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