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은행 의존도 커진 금융지주…보험사 M&A 시장 '노크'

24.02.13.
읽는시간 0

보험 자회사로 1兆 번 KB금융, '나 홀로' 성장 뚜렷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IFRS9)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은행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늘어난 상생 비용과 충당금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금융지주들은 증권과 카드마저 고금리 여파 속에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어느 때보다도 은행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을 대하는 발걸음이 바빠지게 됐다.

앞으로 본격적인 금리인하 추세가 시작되는 데다, 가계대출을 옥죄는 금융당국의 기조까지 맞물릴 경우 이자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9천682억 원으로 직전 연도(15조5천309억 원)보다 3.6% 줄었다.

KB금융은 역대 최대 성과를 내며 '나 홀로' 성장했다.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 모두 5% 안팎으로 늘어나며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다른 금융지주와의 차별화를 강조한 부문은 단연 보험 비즈니스였다.

지난해 KB손해보험(7천529억 원)과 KB라이프생명(2천562억 원)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KB금융은 보험 자회사 순익 조(兆) 단위 시대를 열게 됐다. 일찌감치 비은행 '맏형'으로 자리 잡은 KB손보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합병 효과를 내게 된 KB생명의 시너지가 본격화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특히 KB손보는 35.1%, KB생명은 무려 88.7%나 순이익이 늘었다. 늘어난 원수보험료를 기반으로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과 IFRS9 도입 '덕'을 톡톡히 봤다.

신한금융지주는 선방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 비해 역성장의 폭이 6%대로 제한됐던 것은, 견실한 생명보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4천72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보다 5.1%나 이익이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을 고려하며 보험계약마진(CSM) 확대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가 올해부터 두드러진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신한EZ손해보험의 적자다. 78억원의 적자로 규모는 직전 연도보다 줄었지만, KB라이프생명보다 신한라이프의 이익 규모가 두 배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보험 포트폴리오의 빈자리가 KB금융과의 격차를 벌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보험 포트폴리오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3%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는 이제는 '1등 은행'이 된 하나은행의 선전과 65% 넘게 늘어난 비이자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이익 체력이 그룹의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6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손해보험은 그룹 실적발표에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적자 회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적자만 436억 원에 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9.9%나 급감했다. 이렇다 할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으로선 당연한 결과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9%가 넘는다.

지난해 결산 성적표를 받아 든 은행 금융지주들은 올해 열릴 보험사 M&A 시장을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푸르덴셜생명과 LIG손해보험 인수로 보험 '빅 딜'의 효과를 톡톡히 내는 KB금융만 봐도 다른 금융지주의 발걸음은 바빠지게 됐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보험사 매물은 KDB생명을 비롯해 MG손해보험,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정도다.

이중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매물은 동양생명과 롯데손보 정도다.

이 두 곳은 모두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만 2조 원 안팎이다.

보험사 포트폴리오의 유무에 따른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린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의 눈치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가 사면 안 된다는 방어 논리로 접근할수록 (보험사) 몸값만 올라간다"며 "그렇다고 사지 않을 수도 없고, 올해 경기 상황상 충당금을 고려한 자본 비율을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4대 금융지주 로고.

[각 금융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sjeong@yna.co.kr

정지서

정지서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