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주도하는 자진 상장폐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주가 관리 부담 및 정보 공개 의무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지난 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쌍용C&E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통해 지난 5일 기준 쌍용C&E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공개매수와 현금교부형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거쳐 지분을 100%로 늘린 뒤, 쌍용C&E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자진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에도 미용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을 인수한 뒤 코스닥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바 있다.
이때도 두 차례 공개매수를 거친 뒤 주식교환을 통해 100% 지분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지난해 초 공개매수를 진행한 후 상장폐지됐다.
2022년에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자진 상장폐지했다. 역시 공개매수와 주식교환 등을 거쳤다.
이들 PEF 운용사가 공개매수신고서에 제시한 자진 상장페지 이유는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 확보다.
단일 주주에 의해 기업이 지배되면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주 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매일 오르내리는 주가 관리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상장사에 부과되는 각종 정보 공개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에 따라 기업가치가 등락하면 회사 지분을 담보로 인수금융을 일으킨 PEF 운용사는 사업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담보인정비율(LTV)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IMM프라이빗에쿼티는 포트폴리오 기업인 상장사 한샘과 에이블씨엔씨의 주가가 인수 이후 하락하자 이와 관련해 지분 추가 매수와 실적 개선책 등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PEF 운용사 고위 임원은 "상장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는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때문에 인수가 완료되는 동시에 손실 구간에 접어드는 셈"이라며 "이후에도 주가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소수의 비공개 기관투자자(LP)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PEF 운용사 입장으로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경영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기가 꺼려지기 마련이다.
이에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면 중요 경영 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없어지는 상장폐지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74년 만에 상장폐지된 도시바는 새로 대주주가 된 PEF 운용사 주도 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기 위해 상장폐지한 사례다.
도시바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일본의 PEF 운용사 재팬인더스트리얼파트너스(JIP)는 지난해 약 2조엔(약 18조원)을 투입해 도시바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장폐지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PEF 운용사가 진행한 딜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사모투자 정보 업체 피치북은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과 사모신용을 통한 자금 조달의 증가는 올해 자진 상장폐지(take-private)의 증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며 "(상장사로서의) 규제 리스크도 최근 몇 년 사이 부상한 고려 사항"이라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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