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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학→회계→거시경제…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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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공학에서 회계로, 회계에서 거시경제로. 전공을 두 번 바꾼 이코노미스트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백석현 신한은행 솔루션&트레이딩(S&T)센터 이코노미스트이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대형회계법인에서 4년 넘게 근무했다. 2011년 말부터는 신한은행에서 환율 전문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본래 파생상품 전문 회계사로 입행했다.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 등 파생금융상품의 회계·재무 자문 등을 수행하던 중 덜컥 이코노미스트 임무가 주어졌고 현재까지 외환시장을 맡고 있다. 재직 도중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며 전문성을 쌓았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회계사는 몇 달 전 마감한 과거의 숫자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금융시장은 매일 살아있는 움직임에서 생동감이 느껴지고 시장 심리가 보인다. 매일 자극받고 동기부여를 얻는다"라며 시장 일선에서 일하는 이코노미스트의 매력을 설명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연합인포맥스

◇매일 균형 환율 계산…현재 원화 균형 수준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심리를 제거한 적정 환율을 매일 계산한다.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균형 환율을 추론하며 통화별 가치를 가늠한다. 그는 미 국채 금리, 유가, 주요국 주가지수,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 인덱스 등 다양한 변수를 이용한다고 귀띔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이 1,440원까지 올랐던 2022년 9월에는 시장 환율이 균형 환율보다 100원 이상 높았으나 지난해 말에는 균형 환율보다 30~40원가량 낮았다"라며 "시장이 균형에서 얼마든지 이탈해있을 수 있지만 회귀하려는 관성은 있다. 비교하며 시장 흐름을 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달러-원이 1,280원대까지 내렸던 지난해 말, 균형 환율을 1,325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올해 1월 달러-원은 1,345원까지 속등하며 균형 수준으로 회귀했다.

◇强달러 떠받치는 기둥 뽑힌다…달러-원 점진적 하락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달러-원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리라 예상했다.

그간 달러 강세를 이끌어온 매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로 지역 경기 부진 등이 완화하기 때문이다.

달러-원은 분기별로 1,310원 1,280원, 1,250원, 1,27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인덱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로화"라며 "파운드화도 대체로 유로화를 추종하기에 달러 인덱스는 유로-달러 환율과 매우 긴밀한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유럽 경제 전망이 지속 하향 조정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하향 조정이 멈췄다"라며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인덱스까지 고려하면 유럽 경제가 바닥은 지났을 수 있다. 유로화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연준의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던 연준 긴축, 유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달러-원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수출 회복도 원화에 호재라고 봤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 개선세가 매우 가파르다"라며 "한국 수출량과 반도체 수출량은 강하게 연동하는데 반도체 수출 개선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외환시장 최대 변수 트럼프…정책 자체가 强달러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연말에 달러-원이 반등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꼽으며 이같이 전망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정책은 고립주의 외교"라며 "미국 우선주의가 심화할 텐데 미국만 좋고 다른 나라가 다 경기가 나쁘면 달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무역량과 달러-원 환율은 음의 상관관계가 강하다"라며 "무역 장벽을 높일수록 원화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와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아직 비등한 수준이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만으로도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리스크 등 지정학적 위험과 고금리로 인한 신용 위험 발생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달러 약세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재정불균형은 '회색 코뿔소'…외화자산 보유해야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재정 위기 가능성을 우려했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보니 나라의 복지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고 국가 부채도 급증할 것이란 우려다.

그는 "복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더 걷는 것은 정치 제도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국에 위기가 온다면 외환위기가 아닌 재정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평균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량 지출이 유지된다면 우리나라의 2070년 국가채무 비율은 200%에 육박한다. 한국전력 등 비금융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하면 채무 비율은 훨씬 더 커진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 위기는 원화 자산의 상대적인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며 "원화 자산을 가진 것만큼 외화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자산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적절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달러로 경제를 읽는다'…정통 환율 입문서 출간

백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나는 달러로 경제를 읽는다'라는 제목의 신간을 냈다. '경제의 99%는 환율이다', '환율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그는 이번 도서가 가장 적절한 환율 입문서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이전 도서는 주식투자 등과 연관해서 내용을 구성했다면 이번 책은 달러와 경제 현상, 환율에만 초점을 맞췄다"라며 "금융 초보자들을 위한 내용부터 기업의 외환·자금 담당자가 궁금해하는 내용까지 체계적으로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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