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고용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자 중립 금리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정책금리가 높은 데도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는 것은 생각보다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직전 달 수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도는 결과다.
앞서 작년 12월과 올해 1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이어 근원 인플레가 반등하자 통화정책의 긴축 수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중립금리 자체가 크게 올랐다면 현재 기준금리는 생각보다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높은 수준 정책금리의 장기화 또는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과 학계 전문가들은 중립금리가 이전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중립 금리는 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통상 명목 중립금리와 실질 중립금리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명목 중립금리는 실질 중립금리에 예상 인플레이션을 더한 값이다.
테일러룰은 명목 중립 금리를 기초 체력으로 보고 물가와 성장률이 물가 목표와 잠재 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난 정도에 따라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한다.
◇ '서머스 vs 블량사드'…중립금리 논쟁의 대척점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작년 말 IMF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논문 등에 따르면 학계 의견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헤지펀드 채권 숏(매도) 논리의 대표 주자로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꼽힌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해 "내 감으론 우리가 장기 침체의 시대(era of secular stagnation)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실질 중립금리를 1.5%, 향후 몇 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을 2~2.5% 부근으로 평가했다. 명목 중립금리를 3.5%~4% 수준으로 본 셈이다. 연준 위원들의 장기 연방기금금리 전망치(2.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올리비에 블랑샤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표적 반대주자로 꼽힌다. 블랑샤드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장기침체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보다 장기적 시계를 언급한 시각도 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14세기 이후로 글로벌 장기 금리가 계속 하락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볼커 시대의 고금리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하락은 일시적 움직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로고프 교수는 지난 8세기간 데이터를 토대로 글로벌 장기 실질금리가 매년 평균 1.6bp씩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 중립금리 상승 우려…"2010년에도 있던 일"
중립금리 상향 우려가 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지난 2010년 12월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저금리에 기여한 글로벌 저축과 투자 기조가 향후 10년간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개발도상국들에서 건축 투자 붐이 일고 인구 고령화와 내수를 부양하려는 중국 정부 정책 영향에 글로벌 저축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투자가 저축을 초과하는 상황에 들어서고 실질 금리가 오를 것이란 논리였다. 다만 이후에도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에서 머물면서 이 주장은 힘을 잃었다.
◇ 중립금리 상승 논거에 대한 반론…"분절화, 안전자산 선호 촉발"
수명 연장에 지출이 늘고 글로벌 저축이 감소한다는 주장에 대해 블랑샤드 전 IMF 이코노미스트는 반론을 제기했다.
성장 없는 폐쇄경제를 가정하면 순저축은 항상 제로(0)여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층이 저축을 소진하는 대신 청년층이 저축하면 누적 자본의 양은 유지된다.
옵스펠드 IMF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측면에 중점을 두고 설명했다. 통상 저성장과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동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를 혁신과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령화에 저축이 줄어든다 해도 투자가 동반 감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투자가 저축보다 더 줄어들면 중립 금리는 하락할 수 있다.
중립금리의 상승 논거로 자주 언급되는 분절화에 대해 다른 시각도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꼬리 위험(Tail risk)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고 여기에는 무역 불확실성 확대 등도 영향을 줬다. 이러한 전개 방향은 보험성 저축과 안전자산 선호를 이끄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절화가 중립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에 대한 IMF와 연준 평가
옵스펠드 IMF 이코노미스트는 저성장과 유례없는 불확실성, 예고된 인구구조 변화 등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실질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채 금리는 정점을 찍고 머지않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당분간 3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재정정책 여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도 중립금리 상향 전망에 선을 그었지만, IMF보단 좀 더 결론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작년 11월 FOMC에서 중립금리 관련 질문에 "결국 알 수 없다. (Ultimately it's unknowable)"라며 "통화정책이 물가를 2% 수준까지 내리는 데 충분할지 우리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IMF,NBER Working Paper(Natural and neutral real interest rates: Past AND Future)
IMF,NBER Working Paper(Natural and neutral real interest rates: Past AND Future)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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