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안' 마련…총 76조 규모
첨단산업 26조·벨류체인 30.6조·고금리 완화 19.3조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4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고금리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을 위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민당정협의회를 하고 있다. 2024.2.14 xyz@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부가 시중은행과 손잡고 중견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내놨다.
이번 지원안에는 '소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넘어가는 성장 사다리 속에서 유독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약했다는 그간의 지적이 반영됐다.
이에 정부는 지원책 미비로 성장을 멈추거나, 오히려 혜택이 집중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는 중견기업들의 '피터팬 증후군'을 차단하기 위해 15조원가량을 집중 투입한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에도 '26조원+알파(α)'를, 고금리로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19조원 이상의 대규모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 최초 중견기업 신사업 전용펀드 도입
금융위원회는 15일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5조 규모의 중견기업 신사업 전용펀드와 6조 규모의 저리대출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시중은행과 함께 중견기업전용펀드·저리대출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전체 숫자는 5천600여개로 많지 않지만, 전체 매출과 고용 비중을 고려하면 국내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다.
특히 전기·바이오헬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매출액 증가가 크고 설비투자 및 신사업 진출 소요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자금수요는 커진 반면 중견기업이 적용받는 금리는 중소기업보다도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차입금평균이자율은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이 3.25%, 각종 정책금융 지원이 몰린 중소기업은 3.52%였다.
사각지대에 놓인 중견기업은 4.56%의 이자비용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보다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이 없던 탓에 1%포인트(p)가량의 이자비용을 추가로 물고 있었던 셈이다.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활용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5천600여개의 중견기업 중 자체적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은 100개도 되지 않는다.
남동우 금유위 금융산업과장은 "정보가 제한적인 탓에 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중견기업이 고금리를 이겨내고 '혁신산업의 주체'로 기능하도록 판로·수출길 개척과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선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초로 은행권과 전용펀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대 5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번 펀드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최대 2조5천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이 펀드는 사업재편 및 스케일업과 인수·합병(M&A)를 추진하는 중견기업 및 예비 중견기업에 펀드규모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우선 오는 3분기까지 1차로 5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집행한 뒤, 성과에 따라 운영 규모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6조원 규모의 저리대출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된다.
정부는 신성장 분야로 진출하거나 투자 확대를 원하는 중견기업을 위해 최초로 민간은행 중심의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산업은행과 5대 은행이 각각 1조원씩 총 6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향후 취급은행들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9대 테마(284개 품목)로 구성된 '혁신성장공동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을 폭넓게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취급은행은 판단 가이드를 공유해 지원의 일관성도 제고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 운영자금 등에 대해 업체당 1%p 금리를 우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체당 한도는 최대 1천500억원이다.
또 정부는 중견기업이 자본시장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1조8천억원 규모의 신규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은행권과 보증기관이 협력해 2조3천억원 규모의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제공)
◇ 미래 먹거리·고금리 경영애로도 적극 지원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 영위기업에 대한 지원도 지속된다. 총 26조원 수준의 지원이 예정돼 있다.
우선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대체기술 개발·해외자원 확보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차질없이 운영한다는 목표다.
산업은행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5대 분야에 대해 15조원 규모로 최대 1.2%p 인하한 저리자금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첨단전략산업의 대규모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수요기업과 연기금이 주주로 참여하고,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대여하는 자금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고금리 여파로 사업 지속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금리인하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매출하락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5개 은행과 기업은행은 공동으로 5조원 규모의 금리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은행에서는 이자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가산금리를 일정기간 유예하고 향후에 경영상황 개선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유예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권 공동 신속지원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을 확대해 올해 한시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는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3%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도 적용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민관이 함께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면서 "관계부처는 물론 시중은행들도 약 20조원 규모의 지원을 통해 적극 동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민간은행이 기업금융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정보를 '산업별'에서 '기업별'로 세분화해 제공하는 등 인프라 확충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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