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노하우, 리스크 관리 비결이기도…장단기 비중 5대 5 관리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안정적 수익 이어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보수적인 투자. 유안타증권의 강점을 요약한 한 단어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수익을 내는 게 증권업 본연의 역할이라지만, 유안타증권은 리스크관리와 수익 간 균형을 맞춰가며 내실을 다졌다.
20년 넘게 유안타증권의 재무를 담당했던 양동빈 상무는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강조했다.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한 결과, 유안타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재무관리팀으로 입사해 재무전략팀장을 거쳐 현재 유안타증권의 재무본부를 이끄는 양 상무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선제적인 우발부채 축소…"통제 가능한 리스크만 감수"
16일 양 상무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안타증권은 2019년부터 우발부채를 줄여와 타사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팽창하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다. 물류센터 수요 등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있다고 판단해 자기자본을 해치는 수준까지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고 진단했다.
이어 "PF 사업부에서도 그런 부분에 공감해 (우발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면서 "로케이션을 고려해 좀 더 선순위로 접근하자는 방향으로 심의했고, 그런 부분들이 잘 반영돼 연착륙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실제 유안타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2019년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2019년 4분기 기준 유안타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9천917억 원에 달했는데, 2023년 3분기 기준으로는 5천262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제어할 수 없는 리스크를 경계했다.
그는 "한때 해외 부동산이 굉장히 인기를 끌었는데, 우리는 투자하지 않았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확실히 (리스크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선에서 적극 투자하려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PF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뗀다는 것은 아니다.
양 상무는 "지역뿐만 아니라 수익성이나 사업 타당성까지 살펴보면서 투자할 것"이라면서 "확실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심도 있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달이 수익·리스크 수준 가른다"…유안타증권만의 비결은
돈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듯, 증권사 역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냐에 따라 목표 수익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양 상무는 자본 조달은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싸게 자금을 조달할수록, 보수적으로 투자해도 충분한 수익이 남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의 리스크 관리 비결이기도 하다.
유안타증권은 자금 조달에 있어 장단기 비중을 5대 5로 맞춰 관리하고 있다. 금리 수준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유동성을 적극 관리해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양 상무는 "마켓을 추종해 단기로 빌려오는 게 싼 지, 시장 전망을 토대로 장기로 빌리는 게 싼 지는 상황마다 다르다"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야 투자에 있어 안정성을 유지한 채 적절한 투자를 할 수 있어 장기 쪽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고 했다.
유안타증권은 회사채 시장에 주기적으로 참여했다. 예측 가능한 발행사가 되는 것 역시 자금 조달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도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지난 6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이 모이기도 했다. 이 중 3년물은 100억 원 증액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양 상무는 "항상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확실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구조화할 수 있으니 금리 등의 협상이 원활하다"면서 "상대방이 운용상 필요에 따라 발행을 요청할 때도 있다. 아무에게나 요청하긴 싫고, (유안타처럼)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는 곳을 찾다 보니 그런 식으로 단골 손님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조달 채널을 다각화하고자 현지 은행 등 별도 조달처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양 상무는 "현재 일본도 그렇고 대만 금리가 낮은 편이라 외화채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헤지 코스트가 커 국내 조달보다 비싼 경우가 많았다"면서 "대신 대만 현지 은행으로부터 외화 자금을 받아 올 수 있도록 재작년에 인프라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주가 급락으로 ELS(주가연계증권) 마진콜 사태가 나타나는 등 외생변수로 외화 자금이 갑자기 크게 필요할 수 있다는 걸 체감했다"며 "달러 베이스로 조달할 수 있도록 2년 전부터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특정 부서 캐리 없이 고루 성장"
올해 역시 어느 한 부서에서 큰 수익을 내기보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양 상무는 내다봤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가 짜인 증권사로 알려져 있다. 특정 부서가 수익을 주도하기보단, 상보적인 관계로써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 상무는 "리테일이 경우 점포 수 기준으로 5~6위 권에 들 정도로 인프라가 마련돼 있고, FICC운용과 S&T 부서 역시 잘 갖춰져 있어 한 곳이 무너지면 다른 쪽이 채워지는 식으로 수익을 낸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IB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갖고 있다. 다만, 리스크를 크게 짊어지기보단 주선 업무 중심으로 추진한다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도 수익성 큰 '한 방'을 노리기보단, 꾸준함이 요구되는 수수료 사업에 집중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 모두 잡겠다는 입장이다.
양 상무는 "대만에 있는 모회사도 리테일 등 수수료 사업과 IB 사업에 강점을 두고 있다. 그렇게 얻는 수익이 가장 안정적인 수익이라고 생각해 모회사의 철학을 맞춰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수수료 사업은 일종의 노동 집약적이다. 그만큼 수수료를 받으려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해 그런 부분에서 전문성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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