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 보험, 증권, 상호금융, 여전사 순…자본 버퍼가 중요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미국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의 위기가 중소은행으로 번진 가운데 국내 금융사의 올해 실적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이경자, 김재우,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CRE 시장의 자산 가치 하락이 본격화되며 잠재적인 부실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금융사의 실적 '스윙 팩터' 중 하나가 CRE다. 자본 비율 버퍼를 통해 CRE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대형 금융사 위주의 접근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CRE 위기는 최근 은행의 실적 시즌에 재부각됐다. 미국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와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CRE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최근 분기 기준으로 적자 전환했다.
NYCB는 지난 4분기 CRE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2억6천만 달러(3천466억원 규모)의 적자 전환을 발표했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미국 오피스 빌딩 대출잔액 충당금 적립률을 기존 9.1%에서 18.8%로, 9.7%포인트 상향했다. 아오조라은행은 이와 관련 LTV 100% 이상 및 2년 내 워크아웃 가능성이 높은 21개 차주를 전부 부실채권(NPL)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높은 공실과 단기 급등한 금리로 CRE 시장의 수익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올해 대출 만기가 집중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당수의 자산이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지며 강제 매각되거나 시장 전반의 자산가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후순위 자산의 회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지난 4~5년간 저금리로 4~6단계의 두터운 메자닌 트랜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10월까지 발부된 압류통지서는 메자닌 대출에서 62건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2~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미국 CRE 시장은 전례 없는 하락기로 가격 하락 속도는 역대 가장 가파른 모습이다. 2024년 대출 만기 집중으로 강제 매물화될 자산들을 고려하면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부동산 위기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국내 금융사의 실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강조했다.
국내 기관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78조원이다. 또 올해와 내년에 이 펀드들 절반의 만기가 도래한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 규모는 보험(90조원), 증권(21조원), 상호금융중앙회(19조원), 여전사(4조원) 등이다.
다만 보험사의 자본력을 고려하면, 해외 대체투자의 위협은 이미 PF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와 제2금융권에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증권사의 경우 절대적인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가 크진 않지만, 질적 측면에서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의 대체투자 딜에서 증권사는 선제적으로 자기자본을 투입해 자산을 인수하고, 추후 이를 기관투자자에 셀다운하는 형태의 영업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장부에 남게 되는 자산은 미처 셀다운이 되지 못한 질적 열위에 있는 자산들일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조사자료에 따르면 23년 9월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형태 중 위험도가 높은 지분투자(부동산 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는 8조7천억원 규모로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khwang@yna.co.kr
황남경
nkhwa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