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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납 후폭풍①] '보너스無·대량해지 30%' 꺼낸 금감원…시장 죽는다

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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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들의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정조준했습니다. 업계의 과당경쟁에서 촉발된 일이지만, 산업 전반의 관점이 아닌 상품을 둘러싼 노이즈에 집중한 규제 방식을 두고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시장의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새 회계제도가 선물한 역대급 실적의 이면에는 먹을거리를 고민하는 생보업계의 고민도 깊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의 규제 후폭풍을 다룬 2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감독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상품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나서자 생명보험사들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환급률을 제한하며 구두 경고를 한 금감원이 재차 상품 설계의 가정까지 획일화하려는 것을 두고 시장에선 단기납 종신보험이 사실상 상품성을 잃으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9개 시뮬레이션 대안 거론…'환급률 추가 인하' 전방위 압박

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무저해지 보험의 시뮬레이션 방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각 보험사의 의견을 오는 20일까지 취합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이 마련한 9개의 시뮬레이션에 따른 경과 기간별환급률 등을 예상, 각 가정에 대한 선호 순위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9개 시뮬레이션 가정은 무저해지형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더 낮추도록 한 것이 골자다.

우선 금감원이 제시한 1안에는 '어떤 형태의 보너스도 설계 불가'하도록 하는 안이 담겼다. 사실상 상품의 퇴출이다. 그만큼 이번 규제에 대한 금감원의 강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2안에는 보너스 설계가 가능하나 모든 종류의 보너스를 포함한 환급률이 계약자 적립액에 평균 공시이율을 부리한 환급률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이 경우 보험사들이 예상하는 환급률은 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대에 불과하다. 이 역시 사실상 상품의 존재 가치를 잃는다.

3안에는 모든 종류의 보너스를 포함한 환급률이 영업보험료에 평균 공시이율을 적용한 환급률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때 예상 환급률은 110%대로 추산된다.

4안과 5안에는 보너스 설계가 가능한 대신 상품 적용 해지율에 보너스 지급 시 대량해지 효과를 반영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대량 해지율은 30%가 명시됐다.

해지율을 활용할 경우 생보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이 크게 줄어든다. 유지되는 계약을 통해 사업비를 받아야 하는 생보사 입장에선 납입 완료 보너스가 지급된 이후 해지율 가정이 현재보다 높게 설정되면 수익성에 그야말로 '직격탄'이다.

6~9안은 환급률을 제한한 2·3안과 해지율을 적용한 4·5안을 각각 믹스매치했다. 이중 규제를 통한 전방위 압박이다.

현재 생보업계는 금감원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른 영향도 산출에 돌입한 상태다.

생보사마다 입장은 첨예하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마다 9개 시뮬레이션 안을 보는 시각도 가지각색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나마 업계에서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정은 상대적으로 환급률이 높게 추산되는 3안 정도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 역시 수정안에 따라 단언하기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에 대한) 추가 규제의 방향과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며 이에 대한 수정도 열어놨다"며 "과열 경쟁이 수 개월간 지속하면서 시장이 혼탁해진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 금감원 "환급률 120%도 높다" vs 생보사들 "가이드라인 과도"

이번에 금감원이 마련한 시뮬레이션 방안은 환급률을 제한하고, 대량 해지율을 통상적인 가정보다 높게 설정함으로써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유지보너스를 마련할 재원 생성을 억제하는 게 방점을 찍었다. 더불어 수익성이 떨어진 상품에 대해 보험사가 과도하게 반대급부를 설정할 수 없도록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단기납 종신보험의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구조로 생보사를 전방위 압박하고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생보업계에서 단기납 종신은 수 개월간 '뜨거운 감자'였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5년 또는 7년을 납입하고 이후 10년까지 보험계약을 유지하면 납입한 보험금보다 그 이상의 '유지 보너스'를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CSM 경쟁이 치열해진 생보사들이 납입 보험금보다 30%를 '얹어 주는' 환급률 130%대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과당경쟁이 이어지자 금감원은 지난달 단기납 종신보험이 소비자들에게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급률을 130%로 제한했다. 대량 해지 물량이 도래할 수 있는 10년 후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금감원의 주된 문제의식이었다.

이에 현재 7년납 상품의 경우 생보사들의 환급률은 120%대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대형사를 비롯해 NH농협생명, 동양생명, DGB생명,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ABL생명, DB생명 정도가 해당한다.

하지만 금감원은 120%대 환급률도 여전히 높다는 입장이다. 이미 일부 대형사들은 일찌감치 110%대로 환급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

이에 이번 시뮬레이션 안을 두고 금감원이 일부 대형사들과 사전 교감을 한 게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A 생보사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대안 중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안이 없다. 중소형사는 더 그럴 것"이라며 "사활을 걸고 있는 CSM을 줄일 순 없고, 결국 당초 의도한 대로 환급률을 추가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택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B 생보사 관계자는 "당국이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 수렴은 당연히 필요한 절차고 과정이지만 이는 업계 전반을 살피기 위한 조치여야 한다"며 "특정 상품의 설계에 이렇게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은 근시안적인, 과도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보험업계 먹구름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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