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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와 금호석유화학 등 최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개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영권 프리미엄 부담을 낮춰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체투자 전문 투자사로 알려진 차파트너스는 최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주식 권리를 위임받고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에 나설 예정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10%를 가진 단일 최대 주주이지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에 밀려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 측은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과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소액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에도 사모펀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형, 누나인 조현식 전 고문과 조희원 씨 등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조 전 고문 등과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에 나섰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지분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단 1주도 사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결과적으로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는 이유로 위축된 M&A 시장 사정을 꼽았다.
지난해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며 M&A를 실시한 상장 법인 수와 M&A를 이유로 회사가 주주에게 지급한 주식매수청구대금 모두 2020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법인 중 M&A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회사는 131개사로 전년(137개사)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121개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M&A 시장 위축에 우량한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에 참여해 경영권 프리미엄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대주주 변동에 따라 사모펀드는 지분 가치보다 30~40% 높은 가격에 주식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적인 부담을 느끼게 된다.
기존 대주주와의 협상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을 놓고 딜이 결렬되는 사례가 있을 만큼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사모펀드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 인수금융을 통한 자금 확보가 용이하고 경기가 호황일 때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수하고라도 딜을 진행할 수 있지만, 펀드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률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 이전의 프리미엄 비중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동업자를 확보해 기업 통합관리(PMI) 작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행동주의펀드 바람에 동참해 직간접적인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처럼 경영권 인수 후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는 '바이아웃(Buyout)' 기반 하우스와 지배구조 개선이 목적인 행동주의펀드 간 투자 전략 경계가 무너지면서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BK와 같은 국내 사모펀드는 기업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작업에 대주주 조력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소유 기반이 취약한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자본시장에 부는 행동주의 펀드 열풍으로 투자 전략에 경계가 모호해지는 양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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