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임금 불평등 완화 여파…한국도 적극 정책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에서 금리 인하폭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의 소득 불평등 완화 움직임이 향후 초저금리로의 회귀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통해 펴낸 '미국의 임금 불평등 완화와 금리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는 앞으로 1%포인트(p) 내려가더라도 여전히 한국보다 높은 4.5%"라며 "큰 충격 없이는 예전처럼 제로 근처로 내려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 교수는 "그동안 초저금리에 편승해 온 경제적, 금융적 불균형은 더 지탱되기 어렵고, 주도면밀한 위험관리가 요구된다"며 "한국도 부동산을 자극해 자산 불평등을 키우기보다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많은 시장 참가자가 앞으로 상당 기간 코로나 이전의 초저금리로 돌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변화의 이면에는 미국의 소득 불평등 완화 움직임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아티프 미안 프리스턴대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금리 추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는 소득 불평등이다. 저축률이 부유층은 높고 저소득층은 낮은 상황에서 소득이 부유층에 편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되자 저축-투자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는 장기균형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하 교수는 "부자의 과잉저축은 자연이자율의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 자산가격의 거품, 구조적 장기침체 우려 등의 문제를 낳았는데, 이 관점에서 미국의 소득 불평등 추이는 금리의 장기 추세를 전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의 임금 불평등 완화는 저축-투자 불평등의 축소 및 실질금리 상승 압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린드라지트 듀브 미 매사추세츠 앰허스트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과 2023년 12월 사이에 저소득층의 실질임금이 중산층보다 빠르게 올랐고, 상위 20% 고소득층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이는 실질임금의 계층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불평등이 완화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 교수는 "코로나 시기에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노동시장을 떠나는 '대 퇴사'(Great Resignation)'가 있었는데 이것이 '대 재편(Great Reshuffle)'으로 이어졌고 노동시장을 '타이트'하게 만들었다"며 "노동시장을 떠났던 노동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만약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추진해온 확장 재정 중심의 고압경제가 타이트한 노동시장을 통해 분배 개선과 일자리 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경제를 연착륙시킨다면 미국의 불평등 추세는 과거와는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부자의 과잉저축에 기댄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기대하기 어렵게 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고압경제의 성공은 불평등 완화를 위한 재정정책의 역할이 지속될 수 있느냐에 많은 부분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하 교수는 "재정확대와 함께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되느냐도 중요하다"며 "현재 미국의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 대비 120% 수준으로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기에 비해서는 다소 안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성장하면서 세수 확보 노력을 계속한다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경우도 이제는 초저금리에 편승해온 경제적, 금융적 불균형이 더 이상 지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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