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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스토리] 기술특례 상장, 순기능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제언

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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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삼일PwC 상장기업지원센터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수년 전 코스닥에 기술특례 상장한 A사는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A사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감사의견 변형(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감사의견이 아닌 다른 의견을 받은 경우)이 발생한 이유는 감사범위 제한, 그리고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A사는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수백억 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했고, 상장 이후에도 조달시장을 통해 여러 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외부감사인은 어떤 이유로 A사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는데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일까?

상장 후 4~5년간 A사의 행적을 분석해봤다. A사는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을 본업과 무관한 자회사 인수에 사용했다. 또한 A사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는 연구개발에 특화된 인력으로, 경영이나 인수합병(M&A)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

기술특례 상장의 본래 취지는 영업 실적이 미흡해도 탁월한 기술과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성장성 있는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것이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는 비상장기업이 기업공개(IPO) 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자금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 제도의 대표적 순기능이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일반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관리종목 편입(상장폐지) 요건을 일정기간 유예받는다. 그런데 A사는 그 유예기간이 끝나가자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무리한 M&A를 진행했다. 이후 자회사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고 회사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그 결과 A사의 기대와 달리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을 문제 삼아 감사의견을 변형하게 됐다.

여기서 몇 가지 사항을 짚어보고 싶다.

첫째, 기술특례 상장기업 가운데 바이오 업종처럼 실제 매출액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기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때 매출액, 자본잠식률 등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에 편입되는 것을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데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즉, 기술특례 상장기업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상장유지 관련 규정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만약 단기적 관점에서 업종별로 유예기간의 차등 적용이 쉽지 않다면 현행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시행세칙 제49조(매출액 미달 사유 등의 적용방법) 제2항에서 정하는 바와 같이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기술특례 상장을 하려는 기업의 최대주주와 경영진은 회사가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치를 사전에 마련해야 된다. 전문성을 지닌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물론, 독립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영입해 회사 내부적으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막을 수 있는 이사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특히 최대주주가 연구개발 및 기술에 강점을 가졌다면 특례 상장시점부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특례 상장한 기업의 이사회는 IPO 이후 M&A, 지정감사 대응, 상장유지 요건 충족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전문가 조언을 반드시 구할 것을 권한다. A사가 특례상장 이후 빠른 시간 안에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자문을 받았더라면 수백억 원의 자금을 쓰고도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를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이슈화된 몇몇 사례로 인해 특례상장에 대한 기조가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특례상장 승인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의 책임을 주관사와 기관에만 지우려는 것도 안타깝다. 하지만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 벤처정신을 되살리고 투자금의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이 제도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 맞게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정지원 삼일PwC 상장기업지원센터장)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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