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완전자본잠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팍스가 고파이 채권단에 출자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 심사가 길어지자, 재무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마련된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채무 규모 감액 내용 역시 담겨 있어 고파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지난 16일 고파이 채권단에게 출자전환의 내용이 담긴 제안서를 발송했다.
주 내용은 고파이 채권액 확정 및 채권액의 출자전환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잔여 고파이 부채 637억 원을 작년 31일 자정 기준 고팍스 원화시세로 확정하고, 잔여 고파이 부채를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2022년 11월 고팍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고파이 투자금을 현재까지 지급하지 못했다. 회계연도 상 재작년 말 기준 고파이 부채 규모는 566억 원이었는데, 그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이후 바이낸스가 스트리미 지분을 인수해 진화에 나섰지만, 당국의 심사가 길어지면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이낸스 부채(364억 원) 및 전환사채(80억 원) 등을 합산한다면 총부채 규모는 1천억 원을 웃돈다.
고팍스의 선결과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 심사 통과다. 변경 신고가 수리돼야 바이낸스를 통해 고파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최대 주주인 바이낸스는 미국에서의 자금세탁 법규 위반 문제로 최대 주주 적격성을 두고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고팍스에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오는 3월 말까지 요청한 바 있다.
실명계좌 서비스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고팍스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전북은행도 내달 말까지 경영건전성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요구한 상황이다. 회계연도 기준 재작년 말 고팍스는 90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고팍스는 이번 출자전환으로 자본잠식을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고파이 투자금뿐만 아니라 바이낸스 대여금을 포함한 전체 채무를 주식으로 바꿔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실명계좌를 유지해 VASP 변경 신고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고파이 투자금의 주식 전환은 혹시 모를 인수자 등장에 대비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주식 매매 등을 통해 고파이 채무도 동시에 해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고파이 채권단의 동의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파이 채무는 가상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연초부터 가상자산 시세가 크게 올라 연말 기준으로 부채 규모를 확정할 경우 사실상 탕감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게다가 최후 방안인 출자전환 카드를 차선 없이 꺼냈다는 점에서 투자자 반발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고파이 채권단 변론을 맡고 있는 심재훈 변호사는 "영구채 등 다른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는데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할 부분이 미리 나온 측면이 있다"면서 "채권자들과 고팍스의 논의는 계속돼 왔다. 1년 이상 기다려왔는데 이번 방안은 투자자 눈높이와 조금 맞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고팍스 제공]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