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대형IB보다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가 중요
단기 차입금 줄이고 장기물 늘려 안정성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박경은 기자 = 지난해 각종 주가조작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키움증권이 새로운 얼굴인 엄주성 CEO(최고경영자)를 필두로 한 새 진용을 갖췄다.
올해 키움증권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특히 영풍제지 사태에 따른 충당금이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위기관리 차원에서도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엄 대표가 수장에 오르면서, 이미 이전부터 재무 관리 실무를 맡아 온 유경오 상무가 CFO를 맡게 됐다.
지난 2000년부터 키움증권에 근무한 유경오 상무는 2006년부터 재경팀을 맡아 이끌어왔다. 이후 기획팀장, 경영관리본부장, 재무결제본부장을 역임하며 키움증권의 살림을 도맡아왔다.
유 상무는 오랫동안 엄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키움증권의 재무 라인을 관리해 왔기에, 회사의 숫자에 누구보다 밝은 인물이다.
◇ 첫째도 둘째도 '리스크 관리'…안정적인 조달책 마련도 고심
유경오 키움증권 재무지원부문장(상무)는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술적 리스크 관리가 과제"라며 "리스크 관리를 잘하면서도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나 거래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 차원의 쇄신을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리테일비즈분석팀'이 신설되면서 3중 체계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유 상무는 "지난번 사태를 되돌아봤을 때, 유의 종목 지정뿐 아니라 계좌 개설단계부터 이상 징후를 살펴야 했다"며 "과거 사례를 돌아보며 막아내야 하는 신호를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이 보유한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는 단순히 사고를 방지하는 차원이 아니다. 회사가 꿈꾸는 다음 단계, '초대형 IB'의 인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도 고도화된 위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유 상무는 "올해는 초대형IB 계획보다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가 취득을 위해서도 리스크관리 체계 정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무 전략에서도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다.
전체 차입 구조에서 1년 미만의 단기 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장기물을 늘려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유 상무는 "유동성 부분에서는 충분히 여유가 있다"면서도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단기 차입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차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입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천400억원 수준으로, 회사채를 적극 활용하는 타사와 비교하면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키움증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기마다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규칙성을 더할 계획이다.
다음은 유경오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금리·부동산 시장 변화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려가 커졌다. 키움증권만의 리스크 관리 방안이 있다면.
▲ 키움증권의 경우 부동산 PF에 대한 입장이 타사와 다를 수 있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비즈니스라는 거대한 캐시카우가 있기에, IB·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의 부문에서 수익에 대한 압박이 높지 않다. 기본적으로 너무 무리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다. 따라서 부동산 PF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역, 아파트 중심의 딜에 집중하고 있다. 엑시트가 가능한 곳만 담으려 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시공사를 따지거나 선순위채권을 담으려 한다. 지난해부터는 좀 더 PF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타 금융기관에 물량을 넘기는 등 엑시트 관련 조건을 강화했다.
-- 올해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부담이 있었다. 실적 측면에서 올해 어떤 사업 부문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지.
▲ 전통적으로 리테일 부문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S&T 부문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B부문에서도 전통적인 기업금융, ECM(주식발행시장)에서는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부동산 관련 딜은 조심스럽게 진행하려 한다.
-- 키움증권은 탄탄한 개인투자자 풀을 보유했다. WM 부문에서 확장하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
▲ 올해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연금저축 사업에 주력하려 한다. 정부에서도 ISA 관련 세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 사업 본부에서 ISA 관련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다. ISA 시장이 커지는 상황이고, 젊은 세대들의 유입도 높아졌기에 마켓의 성장성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로커리지 시장과 관련한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으려 한다.
-- 키움증권의 주주환원을 위한 정책이 궁금하다.
▲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서 발표한 주주환원율을 달성하려 한다. 4분기 일회성 비용이 집계됐지만, 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몇 년에 걸쳐 인식하는 형태로 해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시작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키움증권의 자금 조달 계획은.
▲ 유동성 부분에서는 충분히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단기 차입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진 부분이 있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차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입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정기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금리 위험을 헷지 할 수 있도록 안정화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아직은 1년 미만 단기 차입의 비중이 높지만, 1년 이상의 만기가 될 수 있는 조달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CP와 회사채 발행 물량이 늘어났는데, 올해도 상반기·하반기에 규칙적으로 조달을 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 지난해 우리 증시에서 불공정 거래, 주가 조작 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키움증권에서도 좀 더 꼼꼼한 관리 체계를 만들고 있는데,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나.
▲ 예전에는 리테일 부문 쪽에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련의 사건 이후 변화가 생겼다. 구체적으로는 리테일 부문에도 '리테일비즈분석팀'을 신설해, 시장 상황의 변화나 이상 종목을 선제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리스크관리 조직의 인원 또한 늘어났고, 감사 쪽에도 감사기획팀을 만들어서 내부 임직원에게 시그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3중 체계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첫 단계에서는 현업 부서에서 영업에 따른 위험 요인을 살필 수 있도록 하고, 두 번째로 기존의 리스크 관리 조직, 법무,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살피고, 마지막으로 감사도 강화했다.
-- 영풍제지 사태 이후 키움증권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택할 경우, 리테일 1위 증권사로서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 보호와 고객 편의 제공 사이에서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 지난번 사태를 되돌아봤을 때, 고객들이 계좌를 개설할 때 이상 징후나 신호가 있는지를 살폈어야 했다. 과거 사례를 돌아보며 막아냈어야 하는 신호를 정리하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스크 관리에서도 디테일한 부분이 중요하다. 대표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예술적 리스크 관리'가 과제다. 리스크 관리를 잘하면서도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나 매매 상황에서 불편이 없어야 한다.
-- 올해 키움증권은 엄주성 사장을 새로운 CEO로 맞이했다. 대표 교체 이후 재무 전략에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 키움증권은 전통적으로 회계처리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진행한다. 보수적이라는 뜻은, 수익은 정확히 확정된 뒤에 반영하고, 손실은 미리 예상되는 단계에서부터 올리는 것.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고,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장기 차입을 늘려 안정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 키움증권은 이미 초대형 IB 인가 취득을 위한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했다. 이와 관련한 계획이 궁금하다.
▲ 올해는 초대형 IB 계획보다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대형 IB는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인가 획득을 위해서도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발행어음과 관련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따져봐야 하고, 운용과 유동성에 관한 공부가 사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대형 IB 추진을 위한 팀은 유지 중이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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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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