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zgJAwRCE1kU]
※ 이 내용은 2월 19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서영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이 마련되는 등 주주환원 관련 국가적 관심이 커졌는데요. 재계 1위인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서영태 기자]
늑대 떼가 삼성물산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사입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 계열사를 지배하죠.
이 중요한 회사를 공격하는 늑대 떼는 행동주의 펀드들입니다. 늑대의 국적도 제각기입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미국계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한국계 안다자산운용 등 5곳입니다. 이처럼 소규모 운용사가 힘을 합쳐 회사 측에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것을 울프팩, 즉 늑대 떼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내용을 살펴볼까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다음 달 15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연다며 부의사항으로 소수주주제안을 공시했습니다.
삼성물산 지분 1.46%를 보유한 시티오브런던 외 4곳이 요구하는 내용은 주당 4천500원의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천550원의 우선주 현금배당입니다. 또한 이들은 삼성물산의 자기주식 취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규모는 5천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당에 대한 주주제안은 이사회안과 다릅니다. 이사회안은 주당 2천550원의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2천600원의 우선주 현금배당입니다. 주주제안은 이사회안보다 배당금이 75% 이상 많은 수준이네요. 만약 주주제안대로 배당을 하면 주주환원 규모는 1조2천억원 이상입니다.
이사회안과 주주제안, 두 방안을 두고 삼성물산 주주들은 다음 달 15일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예정입니다.
[앵커]
행동주의 펀드가 더 많은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삼성물산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삼성물산 측은 주주들에게 이사회안을 수용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천364억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주주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사회 제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 주시기 바라며, 대규모 재원 유출로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는 주주제안에는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을 권유합니다"라고 공시했습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물산 측이 주주환원을 아예 외면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자 3년 단위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관계사 배당수익의 70%를 재원으로 주당 배당 규모를 결정했고, 이는 전년보다 10.9% 늘어난 규모로 삼성물산 잉여현금흐름의 49% 수준입니다.
또한 삼성물산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2월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결정했고, 이번에 자기주식 중 보통주 781만주(지분율 4.2%), 우선주 16만주(9.8%)를 소각할 예정입니다. 2026년까지 매년 추가로 소각해 전량 소각을 이행한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는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죠?
[기자]
행동주의 펀드 측은 주주환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주주서한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을 지지하지만, 자사주 추가 매입이 동반되지 않아 충분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배당금 지급을 위해서는 약 7천400억원이 필요하며, 삼성물산 계열사의 세후 배당수익과 영업에서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으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물산이 현재 상장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60~70%만을 지급하고 있어 여력이 충분하며, 사업운영으로 발생하는 모든 잉여현금흐름 보전되고 있는데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논리입니다.
올초 시티오브런던은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를 한 바 있는데요.
호세 가고 시티오브런던 리서치헤드는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철저하고 냉정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총수 일가에게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동일한 기업으로 묶일 필요가 없는 사업부로 구성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건설·상사·패션 등 서로 다른 업종의 사업부로 이뤄졌습니다.
시티오버런던은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삼성물산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주주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로 작년 10월까지 주가 총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회사의 내재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66%를 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발생한 주주 손실은 원화로 30조원 이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시티오브런던은 삼성물산이 개선된 주주환원정책을 채택하면 모든 주주가 동등하게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를 현저하게 개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삼성그룹이 앞장서서 한국 산업계 전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티오브런던은 말했습니다.
[앵커]
행동주의 펀드 연합과 삼성물산의 갈등에서 최종적인 승자는 누가 될까요?
[기자]
양측의 의견충돌은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1.46% 수준의 지분을 가진 행동주의 연합군 측이 표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로 지분을 18.1% 보유 중입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의 삼성물산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은 30%를 웃돕니다. 다른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33% 정도입니다.
우호지분도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제일모직 합병 때 백기사 역할을 한 KCC는 삼성물산 지분 9.17%를 들고 있습니다. 총 42% 정도가 이재용 회장 측 지분인 셈입니다.
표대결에서 42%보다 많은 표를 행동주의 펀드들이 모으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삼성물산의 지분 7.25%를 가진 국민연금은 어디에 투표할지 주목을 받는데요.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 편을 들어준다고 할지라도 표대결을 이기긴 어렵지만, 여론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실 행동주의 펀드들이 노리는 것은 여론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게 목표라는 것입니다.
삼성물산과 행동주의 펀드가 갑론을박을 펼치는 사이 삼성물산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삼성물산 주가는 19일 장중 9년 만에 처음으로 주당 17만원을 웃돌았습니다.
주주환원정책을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일부에선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주주환원 강화 요구는 타당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상장사의 주주환원율과 배당 성향이 국제적 기준으로 봤을 때 현저히 낮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행동주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입니다. 그만큼 주주가치를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겠죠. 삼성물산에 대한 행동주의는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얼마나 주주환원을 강화할지가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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