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이수용 기자 = 5대 시중은행이 투자 또는 대출 등을 통해 보유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 등의 상업 부동산 투자에 대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도 일부 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익스포저별 만기가 분산돼 있고, 손실 추정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도 충분히 쌓아놓은 상황인 데다 각 은행별로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은행 등 각 금융사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에 큰 타격을 줄 정도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익스포저 중 올해 만기 1조5천억
22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8조2천26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4조3천9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이 2조4천755억원, 신한은행이 9천510억원, 농협은행이 2천922억원, 우리은행이 1천978억원이다.
이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익스포저는 1조5천872억원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2천472억원, 2분기 3천524억원, 3분기 4천457억원, 4분기 5천419억원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조금씩 늘어난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도 평가 손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328억원과 107억6천만원 정도의 예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보유한 자산에서 231억원 수준의 평가손실을 반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는 해외 부동산 펀드를 통한 누적 평가손실 규모가 85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고, 대출에 대해서는 46억원 정도의 대손충당금도 쌓았다.
5대 시중은행이 리테일 채널를 통해 판매한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규모는 작년 말 기준 5천808억원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2천380억원 정도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은행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가 워낙 커 문제가 되고 있지만, 국내 은행은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크지 않다"며 "만기 분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출구전략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 "은행에 리스크 제한적"…은행권은 리스크 집중관리 돌입
일단 금융당국과 은행권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이 선순위 대출인 경우가 많아 실제적인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글로벌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비해 익스포저 수준을 현재 수준에서 늘리지 않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위기대응협의회를 운영해 해외 부동산 자산에 대한 리스크 요인에 대응하고 있다.
각 자회사가 보유 중인 해외 부동산 자산을 월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현황을 매월 그룹 회의 때 보고 하도록 하는 등 그룹 차원의 관리 체계를 강화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만기 도래 시점 이전에 손실 발생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대주단 협의를 통해 회수 계획 수립 또는 만기 연장 등의 의사결정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도 그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KB금융지주는 투자 대상 자산 중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신용등급 재조정 등을 통해 보수적 관점의 충당금 사전 적립을 추진한다.
금융당국도 은행 투자분의 만기가 분산돼있어 쏠림에 따른 부담이 적을뿐더러, 리테일 판매 규모 자체가 작아 일반 투자자 손실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며 "만기가 몇 년에 걸쳐 분산돼있고 오랜 기간이다 보니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해외 부동산 관리 강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은행들도 대비를 잘 해왔다"며 "부실이 발생한 부동산도 있지만 은행이 직접적으로 투자한 건은 많지 않고,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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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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