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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로 변신한 이창용…7월 인하 기대 불붙나

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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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면모를 선보이면서 이르면 오는 7월 등 하반기 초순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가 강화됐다.

향후 3개월 이내에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도 한 명 등장했다.

부진한 내수의 회복과 이에따라 예상보다 물가의 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이 이전보다는 강화된 점 등이 이 총재와 해당 위원의 스탠스 변화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가 하반기 초부터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금리 인하 열어두는 위원 등장…이 총재도 '6개월' 신호 중단

22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이었다.

하지만 6명의 위원 중 한 명의 위원은 향후 3개월 이내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등장한 것은 이스라엘 하마스 충돌 직전인 지난 10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위원은 부진한 내수로 인해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또 내수 부진 자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총재도 지난 1월 금통위와 비교해서는 한층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놨다.

이 총재는 1월에는 "적어도 6개월 이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표현을 바꿨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상존했던 가운데, 이를 꺾어 놓지는 않은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한 발언도 변화가 있었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이 총재는 이달 한국경영자총협회 강연에서는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의 인하 전에는 우리도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연준의 피벗이 가시화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독립적인 통화정책의 여력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거나 그런 분위기가 많이 잡히면 각국이 자기의 인플레이션 레이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차별화된 정책을 할 수 있는 그런 룸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긴 하지만, 연준의 인하 시점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표한 셈이다.

물가의 목표 수렴에 대한 자신감도 더 커졌다.

이 총재는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더 줄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면서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는 물가 하락세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그 방향으로(불확실성 축소)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헤드라인 물가지수 전망치의 변화는 없지만, 근원물가 전망치는 2.3%에서 2.2%로 낮추기도 했다.

◇섣부른 인하 기대 차단 발언도…7월 인하 현실화는 미지수

금통위를 기점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한층 강화되는 중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내수가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으며, 이유는 결국 높은 금리 영향"이라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내놓은 이후고, 환율만 문제가 안 된다면 실제 연준 인하 전에도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5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고 7월 인하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하지만 빠른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려는 발언도 적지 않게 내놨다.

수출은 개선되는 반면 내수는 악화가 예상되고, 통상적으로 통화정책은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평가된다.

이 총재는 하지만 내수와 수출을 구분해 통화정책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표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할 때는 저희가 전체 물가 수준과 전체 GDP 성장률을 보고 있지, 따로 내수만 보고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흐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을 잘못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려서 이런 문제(부동산 쏠림)가 해결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금리를 내릴 시점이 돼서 내릴 때도 부동산까지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거시 안정 정책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들도 이날 금통위 총재 발언으로 7월 등 비교적 이른 시점의 금리 인하를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총재가 준 명확한 신호는 상반기 중으로는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것뿐"이라면서 "하반기 상황은 향후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2.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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