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나선 것은 오랜 기간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지난 10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낮은 자본 활용성과 배당 성향 등으로 주요국 대비 저평가되고 있다.
◇ 한국 증시 시총 주요국 중 13위…10년 평균 PBR은 1.04 배에 그쳐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천558조원으로 주요국 13위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도 116.2%로,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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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내 주식시장 상장기업 수는 2천558개로, 미국·중국·인도·일본·캐나다·홍콩에 이어 7번째로 많다. 최근 10년간 상장기업 수 증가율(3.5%)도 주요국 중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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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규모가 크게 성장했는데도 국내 증시 순자산·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주요국보다 낮은 상황이다.
순자산(자기자본)에 대한 상대적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말 기준 1.05 배, 10년 평균 1.04 배에 머무르고 있다.
PBR은 재무 상태 대비 시장평가를 판단할 때 주요 지표로 쓰인다.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회사 청산 시 주주가 받게 되는 자산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낮다는 뜻으로, 통상 저평가 상태로 인식된다.
지난해 말 기준 PBR 1배 미만 기업 수는 코스피가 526개(65.8%), 코스닥은 533개(33.8%)에 달한다.
순이익에 대한 상대적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이익비율(PER)을 살펴보면 국내 증시 PER은 지난해 말 기준 19.78배, 10년 평균 14.16배로 나타났다.
다른 선진국의 10년 평균 PER의 경우 19.69배로,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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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본 활용성·배당 성향 '저평가 요인'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낮은 자본 활용성과 배당 성향이 꼽힌다.
지난 10년간 한국 주식시장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로 미국(14.9%), 일본(8.3%), 영국(9.6%), 중국(9.3%)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ROE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판단하는 수익성 지표로, 경영 효율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인다.
ROE가 낮다는 건 그만큼 자본 생산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의 배당 성향 또한 주요국보다 낮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로, 주주환원 관련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주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배당 성향은 10년 평균 26.0%, 미국(42.4%)·일본(36.0%)·영국(129.4%)·중국(31.3%)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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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의 근본적 이유는 부진한 주주환원에 있다"며 "밸류에이션(가치) 정상화를 위해선 자기주식 매입·소각의 이행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상장이 남용되는 점도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중복상장)해 기업가치가 중복되는 '더블카운팅'이 증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야기다.
상상인증권은 "물적분할 이후 신설기업이 상장하면 모회사의 지배력이 약화한다"며 "유망한 사업부의 분리, 상장 우려는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투자증권 또한 "현재 한국의 복수 상장 비율은 8.5%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복수 상장 비율의 상승이 지속되는 이유는 재벌구조의 경영주와 순환출자 방식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더블카운팅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리 주식시장이 양적성장에 걸맞은 평가받으려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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