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은 국내 이사회 제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회사 밖에서 경영진을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계 순위 5위인 포스코그룹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임기 만료와 사의로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2명을 제외하고, '대가성' 호화 해외 출장 의혹을 받는 사외이사 5명은 여전히 이사회에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포스코홀딩스의 공시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된 지난 2018년 7월부터 이사회를 거쳐 간 모든 사외이사는 어떠한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포스코홀딩스 경영진의 모든 결정에 대해 '찬성'을 반복한 것이다.
찬성의 이유가 경영진의 탁월한 기업 경영 능력에 비롯한 당위성을 갖춘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그것이 '대가성'에 기인한 것이라면 문제가 크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최정우 회장을 포함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 총 16명을 입건했다.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포스코홀딩스 임원 4명과 현재 사외이사 7명 등이다.
문제가 된 건 지난해 8월 5박 7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일정이다. 이들은 해외 일정에 약 6억8천만원을 소요했다. 회삿돈으로 골프 라운딩, 관광, 최고급 식사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행사 비용을 포스코홀딩스가 아닌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포스코 캐나다 법인)이 나눠 집행했다. 이 점이 배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최정우 회장의 '3연임'을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경영진은 사외이사를 본인에게 우호적인 인물로 채워 '셀프 연임'과 원활한 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선임으로 최대 6년의 임기와 높은 보수를 보장받게 된다는 의혹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회사 밖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는 '거수기' 역할에만 그친 이름뿐인 조직이었던 셈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CEO 후보 추천위'를 이끌었던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및 사외이사가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
박 의장의 공식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약 1년을 남기고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 유영숙과 김태균의 재선임 안건을 부의했다.
사의를 표명한 박희재 의장과 올해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 김성진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논란의 중심에 선 사외이사 7명 중 5명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셈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구성원 면면은 화려하다.
유수 대학의 교수, 전 장관, 금융 전문가, 전 기업 경영인 등이다. 환경, 지배구조, 이차전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사외이사의 빈 자리를 메꿀 후보자에도 엔지니어 출신인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추천됐다.
이들은 포스코그룹이 당면한 이슈인 ESG와 이차전지, 첨단소재, 금융 등 각 분야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주목받는 만큼 보수도 지난 5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명이 지난해 수령한 총보수는 8억1천400만원이다. 1인당 1억1천500만원을 지급받았다.
5년 전인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사외이사 7명에 지급된 총액은 5억300만원이다. 1인당 약 6천9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경영진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행보가 조명되자 사외이사의 본질인 '감시자' 역할을 살리기 위해선 이들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사외이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문단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현재 3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하고 분야와 인원수, 일정 등을 사전에 공개하게 된다. 또한, 전문성과 기여도, 청렴성을 매년 평가할 계획이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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