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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현주소②] 국내 대체투자 600兆…부동산에 가려진 기회

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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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높은 운용수익률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관투자자들의 니즈와 맞물려 나날이 커졌지만, 최근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를 정통으로 맞은 국내 금융업계가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관리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시장 활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대체투자를 통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만큼, 기관투자자(LP)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체투자 성장세 '주춤'…기회까지 놓칠까 우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간투자사업, 부동산간접투자, 특별자산펀드,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헤지펀드 등을 포함한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6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을 계기로 대표적인 대체투자 방식인 PEF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이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국내 대체투자 시장 성장세가 꺾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구조화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및 평가손실을 대거 인식한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으로 전환한 탓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CRE)의 투자 규모는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전년 대비 약 20% 하락한 14조8천억원으로 축소됐다. 팬데믹과 재택근무 등으로 공실률이 크게 늘었던 서구 CRE 시장과 달리 국내 CRE 시장은 자연 공실률 수준을 크게 밑도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2021년 말 이후 CRE 자산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가 2배 가까이 급등한 영향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내부적으로 브릿지론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묵시적인 원칙으로 지난해 부동산PF를 소극적으로 접근하기도 했다.

증권사 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도 기존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본PF도 우량 시공사 보증 중심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만 신경 쓰다가 오히려 저점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작년 초 약 7%까지 치솟았던 국내 코어 오피스 선순위 대출금리는 하반기부터는 5% 중반 수준에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증권사 대체투자 한 담당자는 "좋은 가격이라고 판단되는 딜은 들어가고 싶지만, 대체투자 부서에 할당되는 한도가 이미 차 있어서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저평가된 자산을 쓸어갈 때 넋 놓고 있었던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기금·공제회는 올해 부동산 대출 관련 펀드에 대한 출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공포 분위기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PD·세컨더리펀드 등…위험 속 기회 찾는 LP들

모든 대체투자 자산군의 전망이 부정적이지도 않다. 국내외 LP들이 고금리 발 위험 속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LP들은 사모 부채(PD)와 인프라, 세컨더리펀드 등을 주목하고 있다.

신용리스크 확대에 따라 대주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사모부채 금리는 매력적인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직접대출 수익률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2.1%를 기록했다.

공제회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부동산 등이 다 위험한 상황에서 확정적으로 10%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건 너무 좋은 기회"라며 "기준금리에 연동해서 움직이니까 고금리 때 PD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적·신용리스크로 가격이 급락하거나 특수상황(Special Situation) 또는 펀드 청산 수요 등으로 세컨더리 시장에 나온 자산을 할인·매입할 기회를 잡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언급된다. 검증된 펀드 지분을 싼값에 인수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공제회 다른 CIO는 "사모펀드에서 투자자산 회수 어려움이나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세컨더리 또는 특수상황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세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전통자산과의 상관성 최소화와 안정적·고정적 현금수익이 대체투자의 주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PD와 인플레이션 방어 특성이 있는 인프라는 설득력 높은 펀드 출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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