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이 다음달(3월) 통화안정증권 91일물 발행계획을 1조 원 줄인 것은 정부의 세수 부족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부터 한은 일시차입이 어려워진 정부가 재정증권 발행을 늘렸는데 이로 인해 통안채 91일물과 경쟁이 다소 심화됐다는 것이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다음달 통안채 발행량은 8조 원 수준으로 계획됐다. 이달(2월) 계획했던 9조 원보다 1조 원 줄어든 규모다.
한은은 이 가운데 91일물 발행계획만 4조 원에서 3조 원으로 1조원 줄였다. 1년물(8천억 원)과 2년물(2조원), 3년물(1조2천억 원) 발행계획은 유지했다.
다소 예상된 결과이긴 하다. 이달 들어 통안채 91일물은 발행계획만큼 낙찰된 경우가 단 한 차례도 없어서다.
한은은 이달 네 차례에 걸쳐 1조원씩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각각 7천400억 원→5천300억 원→3천억 원→3천400억 원 발행한 데 그쳤다. 도합 1조9천100억 원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왜일까.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발행량이 늘어난 재정증권(63일물)과 포지션이 다소 겹친다고 지적한다.
2~3개월물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더욱 빠르게 늘어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달 재정증권은 7조5천억 원 규모 발행될 예정인데 이는 지난해 2월(4조 원) 대비 3조5천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재정증권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6조 원 발행됐다. 계획했던 규모가 전량 발행된 것이다.
올해부터 한은 일시 차입 조건이 강화되면서 정부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재정증권 발행을 늘렸고 이에 따라 통안채 91일물 발행은 줄어드는 연쇄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세수부족 때문인지 기재부가 올해 들어 재정증권 발행을 늘렸는데 통안채 91일물과 수요가 다소 겹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고채 발행량도 다음달 다소 증가하고 재정증권도 계속 발행되면서 통안채 91일물과 경쟁 관계가 형성돼 수요가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3월 분기 말에는 시장의 자금 여력이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계획만큼 발행을 하지 않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사의 채권 중개역은 "재정증권은 낙찰금리가 높더라도 예정된 수량만큼 발행하는데 한은은 그렇지 않다"면서 "금리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위해 계획대로 발행하려는 의지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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