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정조준하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건전성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자칫 이러한 시그널이 대체투자 시장 자체를 얼어붙게 할 수 있어서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천억 원이다. 이는 금융권 총 자산의 0.8%에 불과하다.
업권 별로는 보험사가 31조9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금융권 익스포저의 56.6%에 달하는 비중이다.
그밖에 은행권이 10조1천억 원(17.9%), 증권사가 8조4천억 원(14.9%), 상호금융이 3조7천억 원(6.6%), 여전사가 2조2천억 원(0.5%), 저축은행이 1천억 원(0.2%) 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5천억 원(6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10조8천억 원(19.2%), 아시아 4조4천억 원(7.9%), 기타 및 복수지역 6조6천억 원(11.8%)을 차지했다.
이들 자산의 경우 오는 2030년 만기 물량이 43조7천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78%를 차지했다.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은 12조7천억 원(22.5%) 이었다.
이중 현재까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나 원금이 미지급된 경우, 또는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 조건에 미달한 경우는 단일 사업장의 35조8천억 원 중 2조3천100억 원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금액이 정체되고 있는데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선진국의 재택근무 추세가 정착하고 있는 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산이 부실화할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업장과 투자건별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하고, 금융회사의 손실반영과 충당금 적립을 최대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기조를 두고 금융권에선 자칫 대체투자 시장 전반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 보험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당국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다만 '대체투자=부동산' 이라는 인식이 형성될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대표는 "지금 금융회사에 중요한 것은 투자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을 떠나 중장기 관점에서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에 포트폴리오를 갖춰 놓지 않으면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금융당국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체투자 자체를 부인하는 기조는 아니다"며 "다만 부동산과 인프라 등이 최근 금융권이 단행한 대체투자의 대표적인 투자 자산인 만큼 만약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선제로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은 당국 역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그만큼 국내 금융회사가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기금과 보험사, 증권사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대체투자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전략을 논의하고자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내달 5일부터 서울과 도쿄에서 열리는 '2024 AIF APAC 투자자 연례 미팅'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네트워크 산실이자 중요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년간 해왔다. AIF는 지난 2005년 설립된 전미대체투자협의회다.
이번 회동에서도 다수의 LP들은 사모주식, 사모크레딧, 부동산, 인프라 등의 자산군별 투자전략을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진단할 예정이다.
정삼영 AIF APAC 총괄고문은 "시장의 다양한 LP, 기관투자자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으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올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개최되는 토론의 장에서 깊이 있는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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