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MXTUSlzStrI]
※ 이 내용은 2월 28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김경림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최근 산업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민간 반도체 기업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자막Q. 산업부-삼성·SK 반도체 핫라인 구축, 중요성은
#자막. "반도체 전시 상황…망설이지 말고 연락을 달라"
[김경림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일 회의에서 작금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을 한마디로 정의했습니다. '전시상황이다.'
정부와 기업, 모든 국민이 총력 대응을 해야 하는 시기란 뜻입니다. 어느 한쪽도 자기 입장을 고집할 것 없이, 협력과 희생이 필수적이라는 의미기도 합니다.
[앵커 멘트] 핫라인을 구축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마디로 편하게 연락 달라는 거죠.
안 장관은 이날 기업체 대표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그간은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얘긴데 미국에서 6개월 걸리는 팹 건설이 한국에서는 5년이 걸린다고요. 그만큼 필요한 절차와 인허가가 복잡하단 겁니다.
유명한 일화 몇 가지만 말씀드려보려고 하는데요.
앞서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에 반도체 공장 4곳을 짓기로 했지만, 2019년 사업계획 발표 뒤 3년간 공사를 시작도 못 했습니다. 여주시가 '여주→이천→용인'을 잇는 공업용수 관로 때문에 피해가 막대하다며 지원을 요구해서입니다. 여주 시민들 1000여명이 "국가 기간산업이라도 상생 방안 없이는 취수를 허가하지 말라"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10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2013년 삼성전자의 평택 사업장 착공 당시에도, 경기 안성시 원곡면 주민들은 산간 1.5km 구간 송전탑 건설이 잘못됐다며 송전선을 땅에 묻어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750여억원을 추가로 들여 송전선 지중화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요. 한국전력과 전력 공급 협약까지 체결한 후였습니다.
이런 시간적, 비용적 불합리함을 개선하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최근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입니다.
'전시상황'이라는 건 그만큼 절차가 필요 없단 것입니다. CIA 극비문서에도 이런 얘기가 있는데요. 사보타주를 제대로 하려면 '절차'를 강조하라고요. 즉, 제대로 싸우려면 형식과 절차를 생략하고 제대로 판단하란 얘깁니다.
안덕근 장관의 입장 역시 이런 거죠. 정부 역시 소통에 보다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거라고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국가 간 보조금 협상, 통상 동향 대응 및 대관 업무 등에 '핫라인'을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멘트] 정부가 이렇게 급박하게, 긴장감을 갖고 나선 이유라도 있습니까.
#자막. '총성 없는 실리콘 전쟁'…대만·일본 밀월에 위기감
이번 발표가 TSMC의 구마모토 공장 준공 시점과 맞물려있다는 점을 유념해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대만 TSMC는 지난주 일본에 처음으로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동했는데요. 이 덕분에 일본 반도체산업의 제2 르네상스가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까지도 생기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한때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었던 적이 있습니다.
1980년대 얘긴데요. 1988년 일본 반도체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3%였다고 합니다.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가 1~3위를 휩쓸었고요,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6곳이 일본 회사였습니다. 이에 일본 반도체 기업의 생산공장이 몰린 규슈는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렸습니다.
이후에 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에 D램과 낸드 점유율을 뺏겨 지금은 10%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는데요. 이에 2021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이에 경각심을 느낀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기업 유치' 및 자국 기업 육성에 나섭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반도체산업을 살리기 위해 2030년까지 반도체 관련 매출을 2021년의 세 배인 15조엔(약 133조원)으로 늘린다는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일본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새로 짓는 기업에 최대 절반까지 건설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걸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불러들였는데요.
또,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미국은 아예 기술을 제공하면서 일본의 반도체산업을 살리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라피더스'죠. 미국 IBM의 기술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합작 반도체회사로 오는 2027년까지 2나노급 최첩단 반도체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 TSMC 공장 유치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분수령이 됐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동시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을 생산기지로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됐기도 하고요.
[앵커 멘트] 현장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자막.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속도…차질 없이 진행
먼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대한 이행 약속입니다.
정부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하도록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의 밸류체인의 집적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된 메가 클러스터에 오는 2047년까지 모두 622조 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총 16개(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의 신규 팹을 추가 신설할 예정입니다.
[앵커멘트] 정부 입장에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자막.
먼저 자금적 지원입니다.
산업부는 다음 달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추가 투자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담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종합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산업부 내에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 전담반(TF) 설치를 추진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방안에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같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내 기반 시설 구축비에 대한 국비 지원을 확대하고, 추가 인센티브 등을 도입하는 안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가 인프라 지원인데요.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구축에는 막대한 양의 전기와 용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용인 산단 전력공급 계획에 따라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을 신속히 이행하기 위해 이날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전사, 수요기업, 정부가 함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신규로 조성을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도 총 10GW 이상의 전력과 일 110만8천톤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10기가와트가 얼마나 큰지 좀 보면요.
원자력 발전소 6기에서 생산되는 전력량과 비슷합니다. 또, 대형 발전소 10개가 동시에 가동되어야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합니다.
추가로, 10GW는 수도권 전체 전력량의 1/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10GW(1만MW) 전력량은 한울 원자력 발전소(5천900MW) 설비용량과 동해안 일대 화력·가스 발전소 설비용량을 웃도는 규모라고 합니다.
필요한 물의 양도 엄청난데요.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하루에 사용되는 수돗물의 양은 약 1천만톤 정도입니다. 110만 8천톤은 하루에 사용되는 수돗물의 약 1/10에 해당하는 양으로, 대형 정수장 10개가 동시에 가동되어야 얻을 수 있는 물입니다.
예를 들어, 소양강댐의 총저수량은 29억톤으로, 110만 8천톤은 소양강댐이 하루에 방류하는 물의 약 1/4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전력설비, 용수 관로 등 인프라 설치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지난해 7월부터 운영 중인 '인허가 타임아웃제' 등의 활용도를 더 높이고, '국가기간 전략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예정입니다.
[앵커멘트]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내용을 정리하자면, '있는 걸 더 잘하자'같은 느낌인데요. 미래 먹거리 선점, 내지는 발굴을 위해서 나온 아이디어는 없었습니까.
#자막. '한국형 엔비디아' 만든다…팹리스 육성방안 준비
정부와 참석 기업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선점 등을 위해 원팀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산업부는 세계 일류 소부장·팹리스·인재 키우기 위해 총 24조 원 정책자금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된 소부장 양산 테스트베드(미니팹)를 추진해 나가기 위한 민관 합동 실증팹 추진 기구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최첨단 패키징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올 4월 중 198억 원 규모의 기술개발사업에 착수해 시급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올해 중 대규모 예타사업을 추가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팹리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올해 '반도체설계검증센터'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반도체산업 협회내에 '인공지능(AI) 반도체 협업 포럼'을 신설하고 한국형 엔비디아 탄생을 위한 '팹리스 육성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할 전망입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김경림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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