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사외이사에 전직 관료 출신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회사들은 관료 출신 후보자들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관 업무 등에 무게를 실으면서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중 이번 주주총회에서 관료 출신 사외 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곳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중공업 등이다.
삼성전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정했다. 신 전 위원장은 2005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한국 측 대표로 참석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성사한 경력이 있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삼성전자는 추천 사유에서 "금융ㆍ재정 전문가로서 회사의 자금 운용 및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의장의 경험 등을 통해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와 삼성중공업은 산업통상부 장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 장관을, 삼성전기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은 김경수 전 검사장을 영입한다. 김 전 검사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을 거쳐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했다.
국토교통부 출신도 눈에 띈다. 삼성중공업은 이원재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승환 제1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로 추대했다.
한 대기업 사외 이사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며 "삼성의 경우 선임사외이사제도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만만찮다. 대주주 및 이사회에 대한 감시 및 견제라는 사외이사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단 이유에서다.
사외이사 제도는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 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경영 활동을 감시하는 취지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의 사업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할 인물로 구성되기도 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전직 관료,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둘 경우 경영 현장과 어느 정도 매치가 되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규제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런 역할을 모든 산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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